하만, 상반기 영업익 반등 성공
대규모 M&A로 삼성과 시너지 모색
ZKW, 올해 사상 최고 매출 기대
VS사업본부·LG마그나 인력 충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자동차 전장부품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수한 자회사의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차량용 전장·오디오 전문기업 '하만'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반등세에 접어들었고, LG전자의 자동차용 헤드램프 제조업체 'ZKW'도 역대 최대 수주잔고를 기반으로 올해 사상 최고 매출이 기대된다.
우선 하만의 올해 1~6월 매출액은 4조 7867억원, 영업이익은 219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통상 상반기보다 하반기 실적 개선세가 더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연간 매출액은 전년(9조 1837억원)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도 2019년 3223억원에서 2020년 555억원으로 6분의 1 수준으로 급락했지만, 올 상반기 다시 2199억원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그동안 막대한 인수비용에 비해 삼성전자와 하만의 화학적 결합은 좀처럼 진전되지 못했지만, 자동차 시장 수요 회복세, 본격적인 체질 개선 등에 힘입어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하만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대대적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미주 내 커넥티드 서비스 법인을 청산한 데 이어 올들어 세계 최대 디지털 믹싱 시스템 기업 '스튜더'를 매각하는 등 비주력 사업 정리에 나섰다. 인수 전 100여개에 달하던 자회사도 절반 수준으로 통폐합했다. 또 시스템LSI 사업부가 독일 아우디에 이어 폭스바겐에 차량용 SoC '엑시노스 오토'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신규 고객사 확보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하만 인수를 진두지휘한 이재용 부회장 출소를 계기로 전장사업 주도권을 잡기 위해 대대적인 인수합병(M&A), 투자 등을 통해 하만과의 시너지를 모색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올해 상반기 하만의 영업이익이 반등했지만 삼성전자에 인수되기 전인 지난 2016년 6800억원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 삼성전자 내 하만 매출액도 4% 내외에 그쳐 대규모 투자, M&A 등이 점쳐지고 있다.
LG전자는 2018년 인수한 ZKW(램프)와 기술 시너지를 앞세워 글로벌 전장사업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LG전자 VS사업본부(인포테인먼트), LG마그나 파워트레인(파워트레인) 등과 전장사업 전담 분야를 나눴고, 인력도 대거 충원했다.
ZKW는 지난해 매출액 10억 3000만유로(1조 3800억원)를 기록하는 등 인수 이후 매년 10억유로 이상 매출액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LG전자의 지난해 말 전장사업 누적 수주 잔고는 60조원으로, ZKW는 이 중 20% 수준인 10조원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ZKW의 역대 최대 수주 잔고다. ZKW는 올해 체코와 중국에 지사를 설립하는 등 전 세계 8개국 12개 사업장을 운영하는 등 신규 고객사 유치도 모색하고 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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