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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연 AI 소설감독 “AI작가, 아직까진 대필작가에 가깝다”

김태연 AI 소설감독 “AI작가, 아직까진 대필작가에 가깝다”
25일 서울 서교동 북하우스퍼블리셔스에서 열린 소설 ‘지금부터의 세계’ 기자간담회에서 김태연 소설감독이 인공지능(AI)이 쓴 최초의 소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조용철 기자

“인공지능(AI) 작가가 최고 수준 작가의 디테일과 표현력을 따라가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 아마도 구상이라는 영역은 조금 더 시간이 남아 있을 것 같다. 소설가가 AI의 등에 올라탄다는 전제 하에서 문학의 관점에서 보자면 더욱 풍부해지고 전반적으로 작품의 질이 높아질 것이다.”

25일 서울 서교동 북하우스퍼블리셔스에서 열린 장편소설 ‘지금부터의 세계’ 기자간담회에서 김태연 소설감독은 “앞으로 머지않은 시일 내에 인간 작가가 집필이라는 작업에서 어느 정도 해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소설감독은 AI작가가 집필할 환경을 마련한 다음 명령을 내리고, AI작가의 결과물을 확인한 다음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명령을 조정한 다음 리테이크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소설 ‘지금부터의 세계’는 국내 최초로 AI가 쓴 장편소설로, 지체장애인 아마추어 수학자, 수학과 교수, 정신의학과 의사, 천체물리학자 등 다섯명의 주인공이 각자의 자리에서 존재의 비밀을 탐구하면서 하나로 모이는 이야기다.

이 소설에는 대학교 수학과 교재로 쓰여도 될 만큼 전문적인 수학이론을 전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김 감독은 수학적 알고리즘으로 소설에서 다루는 모든 문학적 표현이 가능해 소설 자체를 생산해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김 감독은 “실제 집필을 소설쓰기를 학습한 AI가 담당했다. 아직까지는 사람이 기본 구성과 콘셉트를 짜줘야 한다. 또 운문에 대해서도 AI가 구현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AI작가는 사람이 하는 일로 따지면 이른바 ‘대필작가’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놀라운 것은 그 대필작가 수준이 때로는 의뢰인을 아연실색하게 할 정도라는 점”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물론 전체적인 구성을 짜는 재주는 아직까지 인간만의 것이다.
AI가 복잡한 소설을 구상할 능력 자체는 아직 없지만 그런 복잡성을 실제로 구현하기 위한 세부 작업들의 번거로움을 혁신적으로 줄여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AI작가의 수준에 대해 “문장력은 사실상 거의 교정을 보지 않아도 될 수준이다. 깔끔하며 제법 기교를 부리기도 한다”며 “문체도 완벽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구현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