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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올해 무공해차 의무비율 달성 '비상등'

[파이낸셜뉴스] 차량용 반도체 부족과 리콜 악재로 완성차업계의 무공해차(전기차·수소차) 판매목표 달성에 비상등이 켜졌다. 지방자치단체에 따라 전기차 구매보조금이 소진된 곳도 있어 목표 달성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정부가 밀이붙이는 탄소제로 정책이 현실과 엇박자를 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최근 3년간 연간 평균 2만대 이상의 승용차와 승합차(15인승 이하)를 판매한 기업에 무공해차 보급 목표를 제시했다. 올해는 판매량의 10%, 내년에는 12%로 제시했는데 판매 규모별로 차등을 둬 올해는 현대차와 기아에만 우선 10%를 적용한다. 한국GM과 르노삼성, 쌍용차 등은 올해 판매량의 4%를 목표로 제시했고 내년부터는 8%를 적용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보조금 정책과 연계해 올해 무공해차 판매 목표가 달성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지만 현실적으로는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과 갑작스런 배터리 리콜 등으로 전기차 판매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 7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총 44만5951대지만 전기차와 수소차 판매량은 2만5478대로 5.71%에 그친다. 포터EV가 9962대 판매되며 선방하고 있지만 기대를 모았던 아이오닉5의 판매가 늦어지며 9147대에 머물러 있다. 수소차 넥쏘는 4906대가 팔렸다.

현대차의 올해 국내판매 목표가 74만1500대인 점을 감안하면 무공해차 판매목표를 달성하려면 7만4150대의 전기차와 수소차를 팔아야 한다. 아이오닉5의 국내 판매목표인 2만6500대를 달성하더라도 쉽지 않은 목표다.

기아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다. 7월까지 전체 판매량 32만6544대 중 무공해차는 1만581대로 비중은 3.24% 수준이다. 봉고EV와 니로EV가 선전하고 있지만 첫 전용전기차 EV6가 8월에야 가세하며 힘을 보태지 못했다. 올해 국내 판매목표를 51만5000대로 제시한 만큼 무공해차 보급목표를 채우기 위해선 4만대 이상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GM은 갑작스런 리콜에 발목이 잡힌 상황이다. 7월까지 전기차 볼트EV 판매량은 1011대로 전체 누적판매량인 3만8046대의 2.65% 수준이었다. 이달부터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볼트EUV와 2022년형 볼트EV의 판매를 시작하며 본격적인 전기차 시장 공략을 준비했지만 배터리 결함으로 리콜을 결정했다. 볼트EUV 사전계약자만 3000명을 웃도는 것으로 전해졌다.

르노삼성차 역시 판매목표에 못미치는 상황이다. 7월까지 누적판매량은 3만8046대지만 전기차 르노 조에와 트위지 합산 판매량은 1128대에 그쳤다.

정부는 무공해차 보급목표가 업체들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정상적인 생산체제에서도 이를 충족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기업회생절차가 진행중인 쌍용차는 아직 무공해차 생산능력을 갖추지도 못했다. 내년까지는 무공해차 보급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해도 제재가 없지만 2023년부터는 기여금이 부과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탄소제로를 추진하다보니 정부가 업체들의 생산능력을 감안하지 않은 목표를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완성차 5사 무공해차 판매 현황
(단위:대)
7월 누적판매 무공해차 판매량
현대차 445951 25478
기아 326544 10581
한국지엠 38046 1011
르노삼성 33798 1128
쌍용차 32277 0
(자료:각사)

완성차, 올해 무공해차 의무비율 달성 '비상등'
현대차 제공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