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매각 결렬' 사태, 거래소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저울질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를 77.8%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해당 연구 결과는 동물의 '세포단계' 실험 결과를 과장해 발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이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이날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사임 의사를 밝혔다. /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남양유업이 1일 사모펀드사(PEF) 한앤컴퍼니와(한앤코)의 매각 결렬을 선언했다. 이로써 남양유업은 한국거래소의 불성실공시법인 지정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오전 남양유업은 "양수인(한앤코)에게 1일 최대주주 보유주식 매매계약에 대한 해제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앞서 남양유업 최대주주인 홍원식 회장 등 오너 일가는 보유한 주식 전부(37만8938주)를 한앤코에 양도하겠다고 지난 5월 27일 공시한 바 있다.

홍 회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매수자 측은 계약 체결 후 태도를 바꿔 사전 합의 사항에 대한 이행을 거부했다"며 "자신들에게 유리한 계약 이행만을 강행하기 위해 비밀유지의무 사항들도 위배했다"고 주장했다.

관련해 거래소 관계자는 "계약 해지 통보는 공시번복사항에 해당하기 때문에 오늘 중으로 불성실공시 법인 대상에 넣을 것인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며 "자세한 사항은 실무팀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는 주요경영사항을 이행하지 않거나 이미 신고 또는 공시한 내용을 전면 취소·부인하는 등 공시를 번복할 경우 해당 상장사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한다. 불성실공시법인 지정돼 부과받은 벌점이 10점 이상인 경우에는 매매거래일 기준으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일 당일 1일간 매매가 정지된다.

한편 매각 발표 직후인 지난 5월 28일과 29일 남양유업 주가는 각각 전날보다 29.84%, 22.81%씩 급등한 바 있다. 하지만 남양유업이 지난 7월 30일 계약 진행을 위해 개최한 임시주주총회를 돌연 연기하고 나서면서 매각에 제동이 걸렸다. 이에 한앤코는 지난 8월 23일 홍 회장 등 매도인 측을 상대로 거래 종결 의무를 이행하라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한 상태다.

[e-mail] 조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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