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인터넷 강의(인강)' 확산으로 침체기를 맞고 있는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학원가의 부동산 임대 시장이 최근 노량진뉴타운 훈풍을 타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박지연 인턴기자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이후 학원가의 '현장 강의'가 '인터넷 강의(인강)'으로 대체되면서 고시생들의 발길이 크게 줄었습니다. 다만, 최근 노량진뉴타운 사업들의 순항으로 고시촌과 상권 임대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서울시 동작구 노량진동 공인중개소 관계자)
5일 찾은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학원가 일대에는 '임대 문의' 푯말을 내건 상가를 곳곳에 눈에 띄였다. 학원가의 '현장 강의'가 코로나19 사태 후 '인강'으로 급격히 바뀌면서 고시촌 일대의 주거·상가지역 모두 직격탄을 맞은지 오래다. 코로나 거리두기 강화 조치가 완화될 조짐도 없다보니 노량진 고시촌 곳곳은 고시생이나 공시족(공무원시험 준비생)들을 찾기조차 힘들다.
노량진동 B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코로나19 감염 우려와 '인강'이 확대되면서 노량진을 찾는 고시생들이 줄어든 탓에 원룸과 고시원의 매물이 많이 쌓여 있는 상황"이라며 "50만원 중반대를 웃돌던 4평형 남짓한 원룸 월세의 경우 45만원 이하로 낮춰 내놓은 임대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인근의 또다른 공인중개소 대표는 "최근에는 올 연말 예정된 시험을 준비하는 고시생들이 간혹 찾아오고 있지만, 여전히 임대 매물은 소화되지 않고 있다"며 "임대인들이 가격을 낮춰서, 내놔도 찾는 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상권 역시 침체된 것은 마찬가지다. 노량진동 C공인중개소 관계자는 "3~4년 전 만해도 상가 권리금의 호가는 많게는 1억원 가까이 올랐는데, 최근에는 권리금이 2000만~3000만원 수준으로 낮아졌다"며 "권리금을 낮춰도 상권이 침체된 탓에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고시생 수요 감소로 원룸 임대나 상권이 바닥을 치고 있지만 노량진 고시촌 일대에 훈풍도 불고 있다. 원룸촌과 상권의 상황이 어렵다보니 최근 노량진 일대 임대인들의 주요 관심사는 '재개발 호재'다.
노량진뉴타운 8개 구역 중 5개 구역(2·4·6·7·8구역)이 시공사 선정이 마무리됐다. 3구역과 5구역은 시공사 선정 절차를 밟고 있거나, 추진할 계획이다. 1구역은 건축 심의를 통과하는 등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6구역은 올해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가장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다.
노량진 뉴타운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고시촌과 상가 부동산 임대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외부 투자자들의 투자 문의도 늘고 있다는 것이 현지 중개업자들의 전언이다.
노량진 D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하철1·7·9호선 뿐만 아니라 서부선 경전철까지 뉴타운 내에 들어설 예정"이라며 "뉴타운 개발에 교통 호재까지 겹치면서 외부 투자자들의 투자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인근의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이 25억원(84㎡)에 거래되는 등 노량진 뉴타운 일대 뿐만 아니라 인근 빌라촌까지도 전년 대비 1억원 이상 올라 20평형이 5억~6억원에 거래되고 있다"며 "코로나19 장기화로 침체된 노량진 일대 부동산 시장이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박지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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