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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관광산업, ‘MZ·웰니스’ 접종…“지속가능형 글로벌 관광지로”

고은숙 제주관광공사 사장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제주다움의 브랜드 코어 확립, 통합브랜드 구축 추진

제주관광산업, ‘MZ·웰니스’ 접종…“지속가능형 글로벌 관광지로”
고은숙 제주관광공사 사장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하면 당장 떠오르는 이미지가 사람마다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대개 국제자유도시, 특별자치도, 4·3, 해녀, 올레, 평화의 섬, 유네스코 3관왕(생물권보전지역·세계자연유산·세계지질공원), 갈등의 섬(제2공항·해군기지) 등이다. 여기에다 한 가지 더 보탠다면 ‘웰니스(Wellness) 관광’일 게다.

코로나19로 짓눌린 국내 관광 1번지 제주가 웰니스관광산업 생태계 육성을 통해 거듭나고 있다. 이 중심에 제주관광공사가 있다.

위기는 기회다. 공사는 제주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관광의 가치를 재창조하는 글로벌 공기업을 표방한다.

고은숙 사장(54)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속가능형 관광사업의 중요성이 주목받고 있다”면서 “제주관광이 지향하는 비전이나 정책을 바꾼다기보다는 산발적·개별적으로 집행되는 관광사업들이 통합·집중돼 단일상품이 아닌 생태계로 연결된 산업으로 육성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제주 척, 찐제주, 방구석 제주트립 큰 인기
코로나19 전후로 제주여행 트렌드는 확 바뀌었다. 이에 따라 고 사장은 지금 제주관광산업에 MZ세대와 웰니스에 기반을 둔 지속가능 백신을 접종중이다.

MZ세대는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관광시장을 포함한 소비시장에선 MZ세대가 ‘큰 손’으로 떠올랐다. “MZ세대를 잡지 못하면 사업을 접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고 사장은 “MZ세대의 특성을 분석해보면, 여행시즌에 맞춰 연휴·유급휴가를 소진해 여행을 떠나는 기성세대와 달리, 이들은 주말이나 공휴일을 활용하는 등 자신의 일정에 맞춰 당일 혹은 1박이 가능한 단거리 여행을 선호한다”며 “제주관광은 지금부터 차근차근 MZ세대의 욕구와 라이프스타일을 수용하는 핫플레이스로 거듭날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포스트 코로나·위드 코로나에 대비해 온라인을 활용한 맞춤형 글로벌 마케팅도 적극적이다.

고 사장은 마케팅 전문가다. 제일모직 패션부문 마케팅팀 팀장과 제일기획에서 스페인 법인장, 익스피리언스캠페인 팀장, 익스피리언스비즈니스 그룹장, 옴니채널비즈니스·비이(BE)비즈니스 본부장, 자문위원을 지냈다.

■ 제주형 웰니스관광산업 육성 거버넌스 구축
우선 지난 4월부터 추진 중인 ‘제주 척 캠페인’이 있다. 이 캠페인은 중국 MZ세대를 겨냥해 제주의 문화·음식·자연·여행을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기획된 온·오프라인 결합형 캠페인이다. 그동안 5차례 진행된 가운데 9618만8000뷰를 달성했다.

친한층 일본인을 겨냥해 제주의 매력을 알리는 ‘찐제주 투표 캠페인’ 시리즈도 펼치고 있다. 일본인이 직접 체해 보고 싶은 여행지를 선정해 유튜버와 함께 대신 체험하는 아바타여행 영상으로 공개하며, 코로나19 이후 가고 싶은 여행지를 골라 홍보하는 방식이다. 또 제주와 현지를 연결해 동시 방송하는 ‘방구석 제주트립’을 통해 제주팝업식당·바캉스를 알렸다. 10월에는 가을 힐링여행을 주제로 방송한다.

영어권 여행업계를 대상으로 제주관광 뉴스레터 발송과 온라인 설명회도 진행하고 있다. 아시아와 구미주(歐美洲)권 현지 여행사들을 대상으로 B2B(기업 간 거래) 대상 제주관광 뉴스레터는 맞춤형 콘텐츠로 연 4회에 매번 7개 이상의 테마기사가 제공되고 있다. 뉴스레터 발송 후 해당 업체들과 온라인 설명회도 갖고 있다.

■ 6차산업 기반의 마을·문화·자연관광 융복합
고 사장은 올해 2월 제주 민·관·학 23곳이 참여하는 웰니스관광산업 육성 거버넌스 구축에도 주도적으로 나섰다. ‘제주형 웰니스관광산업 육성을 위한 공동선언문’도 채택됐다.

고 사장은 “웰니스관광은 위드 코로나 시대에 소비자의 트렌드에 가장 부합하는 콘텐츠이고, 제주가 가장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 사장은 “감염병 차단과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건강·치유·힐링, 자연으로 회귀(return to nature), 워케이션(Workcation), 적극적 고립(isolation holiday), 야생여행(캠핑·그램핑), 도로유랑(차박)과 같은 새로운 여행형태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제주 웰니스 관광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내외 공동 마케팅 강화를 통한 지역경제 가치 창출, 정보통신기술(ICT) 기술 융합 스마트 웰니스관광 환경 조성, 웰니스관광 국제포럼 개최, 제주 지역문화관광 네트워크 구축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고 사장은 특히 6차 산업 기반의 웰니스 지역관광 클러스터 구축을 강조했다. “그동안 개별적으로 진행되던 마을관광·웰니스관광·문화관광·자연관광을 융복합해 관광객들이 좀 더 오래 머물고 만족도 높은 여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빅데이터센터 구축, 제주관광 기초연구 강화
또 제주형 웰니스 관광지 인증제도를 도입해 국제적 관광상품으로 육성하는 한편, 관광 멤버십 제도 도입, 안심·안전·신뢰의 이미지 구축과 수요자 중심의 365일 연중 무휴 원스톱 관광정보 제공도 추진 중이다.

아울러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제주관광 기초연구를 강화하겠다”며 “빅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제주관광의 현안 이슈 도출을 통한 미래 대응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고 사장은 특히 “제주는 그동안 천혜의 자연을 이용한 각종 관광 상품을 개발해왔지만 관광지로서의 개성이 부족하고, 식상하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자주 경험하지 못하고, 자주 보기 어렵고, 자주 발생하지 않는 일을 만날 수 있는 관광지로 거듭나려면, 제주만의 독특한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며 지난해 11월 사장 취임과 함께 ▷제주다움의 브랜드 코어 확립 ▷통합 브랜드 구축 ▷브랜드 의미를 담은 시그니처 관광상품 개발 ▷관광객을 방문객이 아닌 고객으로 바라볼 것 ▷눈높이를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높일 것을 일관되게 강조하며, 제주관광의 혁신적 체질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