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

서빙고신동아 '공공기획' 신청… '스피드 공급' 물꼬튼다

한강변 알짜 1326→1620세대
사업기간 단축에 층고제한 완화
서울시에 제의 받은 다른 5곳
구체적 계획·사업성 설명 요구

서빙고신동아 '공공기획' 신청… '스피드 공급' 물꼬튼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공공기획 재건축 사업을 최근 신청한 용산구 서빙고신동아아파트 전경. 사진=김동호 기자
한강변 알짜 단지로 꼽히는 서울 용산구 서빙고 신동아아파트가 오세훈 시장이 추진한 '공공기획 재건축'에 참여키로 했다. 당초 공공기획 재건축 1호 단지로 선정된 송파구 오금현대가 임대비율 문제 등으로 제동이 걸린 상황에서 향후 신동아아파트의 원활한 사업 추진 여부가 오 시장의 '스피드 공급대책'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326세대 신동아 "공공기획 신청"

12일 서울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서빙고 신동아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최근 서울시에 공공기획 재건축 신청을 마쳤다. 조합 관계자는 "사업기간 단축 등을 긍정적으로 판단해 서울시에 신청을 해놓은 상태"라고 전했다. 1984년 준공된 1326가구의 서빙고신동아 재건축사업은 현재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단계로, 준공 이후 1620가구로 재탄생하게 된다.

공공기획은 민간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에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해 서울시가 정비계획 수립에 직접 참여하는 제도다. 서울시는 공공기획 민간 재건축 추진 단지에 대해 6개월 내 도시계획관리위원회를 거쳐 정비구역을 지정하고, 2년 내 건축교통환경 통합심의로 절차를 대폭 단축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서울시는 공공기획 재건축 1호 사업지로 송파구 오금현대 사업을 추진했지만, 주민들 간 소통 부재와 높은 임대비율 등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서울시는 야심차게 추진했던 오금현대 사업이 반발에 부딪히자 서울 6개 주요 재건축 단지에 참여 의사를 타진한 바 있다.

제의에 응한 서빙고신동아는 당초 최고 35층으로 재건축이 추진될 예정이었지만, 공공기획이 적용되면 사업 기간 이외에 층고제한 완화라는 추가 인센티브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 서울시 관계자는 "2040서울플랜이 연말에 결정되면 내년부터 높이 관리도 보다 유연하고 정성적으로 적용된다"며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정해진 바 없지만, 스카이라인이 좀 더 다양하고 창의적으로 변모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서울시는 개발계획 초기 단계에서 국내 최고 전문가들이 참여해 공공성 뿐만 아니라 사업성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계획이다. 공공성을 강조한 공공기획 재건축에 사업성까지 확보되는 사례가 나오면 오 시장이 약속한 '스피드 주택공급'은 가속이 붙을 수 있다.

■가이드라인 발표·주민설득 숙제

반면 서울시의 제의를 받은 다른 5개 재건축 단지들은 공공기획의 취지와 장점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사업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반응이다.

익명을 요구한 A재건축 단지 추진위 관계자는 "서울시의 공공기획안은 정비구역 지정 단축 외에 조합 설립 등에 대한 이야기가 빠져있다"며 "공공기획 재건축에 대한 구체적 계획과 사업성 측면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확실한 조건이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B단지 추진위 관계자는 "공공기획이 공공재건축과 다른점, 용적률 완화는 어디까지 될 수 있는지, 층고제한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필요하다"며 "주민들에 대한 홍보와 설명회, 정책 가이드라인이 더 확실해져야 부정적 인식이 강한 주민들을 설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오 시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방문을 요청하며 최근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앞두고 있는 여의도 시범아파트 역시 공공기획에 찬성하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범아파트 70대 주민 장모씨는 "과거 2010년 한강 공공성 회복 선언으로 50층 아파트로 재건축을 할 수 있게 하는 대신 기부채납을 40%로 늘려 대규모 공공용지를 받겠다고 했을 때 주민 반대로 무산된적이 있다"며 "그때 반대했던 주민들도 주거환경이 더욱 열악해지자 최근에는 그때라도 개발했어야 했다고 후회하는 분위기가 깔려 있다"고 했다.

다만, 조합 관계자는 "상당수 조합원은 공공기획을 수용하자는 입장으로 파악하고는 있지만, 기부채납 비율과 소셜믹스 등에 대한 반발도 여전해 주민총회 등 정식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박지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