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재정비로 연내분양 가능성
1만2032가구… 역대 최대규모
특별공급물량 감소·대출 제한
건국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불리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조감도)이 조합 재정비와 분양가 대행업체 선정 등 사업에 다시 고삐를 죄고 있다. 둔촌주공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분양가 거부와 분양가상한제 적용 등 진통을 겪었지만 집값 상승과 정부의 분양가 규제 완화 기류 등으로 연내 분양 가능성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조합원들이 희망하는 일반 분양가 상향시 특별공급 물량 대폭 감소, 대출 제한 등의 또다른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3일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에 따르면 조합은 최근 임시총회를 열고 조합 대의원 선임, 일반분양가 심의 업무 대행업체 선정 등 안건을 의결했다. 지난해 HUG분양가 수용과 분상제 적용을 놓고 조합장 퇴진과 집행부가 해체됐다가 이번 총회에서 120명의 대의원을 선임하며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것이다. 조합 관계자는 "이번 총회로 조합의 조직 구성과 업무 추진 협력업체 등 구성이 완성됐다"며 "분양가 산정 등 관련 사안이 예정대로만 추진되면 연내 분양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은 역대 최대 규모의 정비사업으로 꼽힌다. 지상 최고 35층 85개동 1만2032가구(임대 1046가구)의 아파트와 부대시설을 짓는 사업으로, 일반분양 물량만 4786가구에 달한다.
특히 둔촌주공 임시총회에서는 '일반분양가격 산정 및 심의 대행업체 선정'이 핵심 안건이었다. 조합은 업체가 3700만원 이상의 일반분양가를 받아오면 일정 수준의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높아진 주변 아파트 시세와 국토부가 발표한 분상제 개선 기대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실제 업계에서는 둔촌주공 분양가격이 집값 상승으로 3.3㎡당 4000만원에 육박할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택지비, 고정건축비, 가산비 최소액을 감안하면 보수적으로 잡아도 3900만원선"이라며 "분양이 뒤로 밀리면 밀릴수록 분양가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2년 전 조합은 자체적으로 일반분양가를 3.3㎡당 3550만원으로 책정했지만 HUG가 평당 2725만원을 제시해 분양이 미뤄졌다.
조합원들 희망대로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에 육박할 경우 사업 속도는 빨라지겠지만 또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특공물량 축소와 대출 중단이 불가피한 것이다.
둔촌주공은 주택형별로 △전용 29㎡ 10가구 △39㎡ 1150가구 △49㎡ 901가구 △59㎡ 1488가구 △84㎡ 1237가구 등이 일반분양된다. 분양가가 3700만원을 넘으면 전용 59㎡도 중도금대출 기준인 9억원을 초과한다.
이 경우 특공 물량도 1783가구에서 1037가구로 감소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더욱이 분양가가 4000만원을 넘으면 사실상 초소형 평수(전용 29·39㎡) 외에는 특공이 불가능한 9억원을 넘기게 된다.
이에 대해,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교수는 "분상제 개선으로 분양가가 오르면 청약을 오래 준비한 40~50대들 조차도 중도금대출 불가에 막혀 집을 구할 수 없게 돼 대출규제 완화는 필수"라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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