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업계 "해외서도 시장성 충분"
100억원 규모 투자유치 줄이어
상반기 61곳… 작년 전체의 80%
전화·쇼핑추천·영어학습 등 다양
인공지능(AI) 관련 스타트업들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벤처캐피탈(VC)업계의 러브콜로 100억원 넘는 투자유치 사례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AI 전화부터 쇼핑 추천, 영어 학습, 영상 편집, 모바일 스캐너, 경영 관리에 이르기까지 분야도 다양하다. 공통적으로 '일상에 파고드는' 실생활형 AI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는 스타트업들이다.
27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100억원이상 투자를 유치한 기업은 61개사에 이른다. 이는 지난 한해 75개사의 80%에 달하는 규모다. 100억원은 투자유치 기준으로 대형투자로 분류된다. AI전화 '비토' 서비스를 운영중인 음성인식 기업 리턴제로의 경우 지난 7월 KTB네트워크, 에이티넘인베이스트먼트, 하나벤처스, 컴퍼니케이파트너스, 엔젤투자자로부터 160억원의 시리즈B 투자를 받아 누적 투자금 198억원을 달성했다.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국내 음성인식 AI 업계의 혁신적인 스타트업으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는 이 회사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동기이자 카카오 초기 멤버 3명이 공동으로 창업했다. 비토는 얼마 전 중국 시장까지 진출했다.
AI 상품 추천 서비스 '픽셀(PXL)'을 운영하는 오드컨셉은 패션 AI커머스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패션 분야에 특화된 '픽셀'은 사람이 눈으로 보는 것처럼 상품 이미지를 인식하고 분석하는 비전 AI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픽셀(PXL)'의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현재 100억원 규모에 달한다. 투자사로는 KB증권, 신한캐피탈-키움인베스트먼트, 산업은행, SBI인베스트먼트 등이 있다.
게임에 교육을 접목시킨 AI 영어 학습 앱 '말해보카'도 100억원 클럽에 입성했다. '말해보카'를 서비스 중인 이팝소프트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로부터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이팝소프트는 비영어권 학습자를 핵심 이용자층으로 한 AI 기반의 영어 학습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7년에 설립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보이저엑스'는 인력과 기술 수준을 인정받아 지난 6월 첫 번째 투자 유치 단계인 시리즈A에서 300억원을 투자 받았다. 소프트뱅크벤처스, 알토스벤처스, 옐로우독이 각각 100억원씩 투자했다. 보이저엑스는 회사의 목표를 'AI로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한다'로 제시하고 설립후 AI 관련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았다. 우선 영상 편집 서비스인 '브루'는 음성 문자 자동변환 기술을 이용해 영상을 입력하면 음성을 인식해 자막으로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음성이 없는 '무음구간'은 의미 없는 부분으로 인식해 영상에서 자동으로 제거한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컷편집(영상 중 필요한 부분만 자르는 작업)'을 AI로 자동화해 편집 시간을 줄여주는 방식이다.
중소사업자를 위한 AI 경영관리 서비스 '비즈넵'도 네이버 등으로부터 100억원 투자를 받았다. '비즈넵' 운영사인 에멘탈은 올 상반기에 네이버, 네이버 파이낸셜, 고릴라PE로부터 6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아 누적 투자유치액이 100억원으로 올라섰다.
VC업계 관계자는 "AI 기업은 데이터가 쌓이면 쌓일수록 더 똑똑하게 진화해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이루게 된다"며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AI 기술기반 서비스들이 성장세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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