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움 로비 전경 /사진=삼성문화재단
[파이낸셜뉴스] 한국을 대표하는 사립미술관 '리움'이 새단장을 하고 관객들을 맞이할 채비를 마쳤다. 오는 8일 재개관을 앞두고 있는 리움이 공간 리뉴얼을 마치고 6일 새롭게 개편한 두 개의 상설전과 한 개의 기획전을 사전 공개했다. 리움이 다시 문을 여는 것은 지난 2월 코로나 19의 여파로 휴관한지 1년 7개월 만이며 기획전은 4년 만에 선보이는 것이다.
■'상설전' 7년만에 개편
리움 '한국 고미술 상설전' 전경 /사진=삼성문화재단
리움은 2017년 '국정 농단' 사태 여파로 그해 3월 홍라희 관장과 홍라영 부관장이 사임하면서 '고미술'과 '현대미술' 상설전만 지속해왔다. 하지만 최근 1년 반의 휴관 기간 동안 두 상설전 모두 새로운 주제로 대대적인 개편에 나섰다. 이번 개편은 2014년 '교감전' 이후 7년만으로 지금까지 전시되지 않았던 작품들을 대거 소개하는 데 방점을 뒀다.
먼저 M1에서 진행되는 '한국 고미술 상설전'에는 총 국보 6점, 보물 4점, 현대미술 6점 등 160점을 선보였다. 이 가운데 국보인 '청자동채 연화문 표형 주자'와 김홍도의 '군선도' 등 을 비롯해 고려 말기에서 조선 초기에 제작된 유일한 팔각합인 '나전팔각합' 등이 관객들에게 첫 선을 보인다. 4층 전시관부터 1층까지 하방으로 진행되는 이 전시는 고려청자로부터 시작해 조선시대 분청사기와 백자 50여점과 고서화, 불교 미술품 순으로 구성됐는데 전시장 곳곳에 정상화와 박서보, 아니쉬 카푸어, 요시오카 도쿠진 등 현대작가의 작품을 함께 배치해 시공간을 초월한 새로운 작품 해석을 시도했다.
리움 현대미술 상설전 '검은 공백' 전경 /사진=삼성문화재단
M2에서 진행되는 '현대미술 상설전'에선 총 76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현대미술을 전시하는 전형적 공간으로서 '화이트 큐브' 관념에서 벗어나 어두운 '블랙 큐브'의 공간에서 우리의 삶과 예술에서 그 어느 색보다 풍성한 의미로 해석되는 검정색의 세계를 살펴보는 '검은 공백' 주제관을 시작으로 비물질의 세계로 확장된 미술을 보여 주는 '중력의 역방향', 예술의 무한한 상상력을 확인시켜 주는 '이상한 행성' 등 3개의 주제로 전통 수묵화와 현대 추상화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배치했다.
■4년만에 돌아온 '기획전', 인간이라는 근원적 주제 다뤄
리움 기획전 인간, 일곱 개의 질문' 전시 도입부 전경. 조지 시걸의 ‘러시 아워’가 전면에 놓여있다. /사진=삼성문화재단
4년만에 선보이는 기획전에서 리움미술관은 '인간'을 주제로 한 현대미술 전을 준비했다. '인간, 일곱 개의 질문'전을 통해 리움은 모든 예술의 근원인 '인간'을 돌아보고 21세기의 급변하는 환경과 유례없는 팬데믹 상황에서 인간으로 존재하는 것의 의미를 고찰하고 미래를 가늠하고자 했다. 국내외 51명의 작가와 13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며 비엔날레 주제관 못지 않은 대량의 컬렉션을 선보였는데 인간 실존에 대한 성찰이 확산된 20세기 중반의 전후 미술을 필두로, 휴머니즘의 위기 및 포스트휴먼 논의와 더불어 등장한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인간 존재와 우리를 둘러싼 관계들을 이해하고, 지금까지 당연시해 온 인간적 가치들에 대해 질문을 던져 보고자 했다.
전시를 기획한 리움의 곽준영 큐레이터는 "인간이라는 주제가 너무 광범해서 주제로 삼기에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었지만 또 한편으론 보편적인 주제로 많은 분들의 흥미를 일으킬 출발점이 된다 생각했다"며 "코로나 시국에서 수많은 이들이 인간에 대한 근본적 질문과 더불어 인간중심주의의와 인류세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데 그렇기에 지금이 이 주제를 다루기에 가장 시의성이 있다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문화재단은 연말까지 리움과 호암미술관의 재개관을 기념해 연말까지 기획전 관람을 무료로 운영할 예정이다. 상설전은 고(故) 이건희 회장의 미술품을 국가에 기증한 뜻을 계승하고자 상시로 무료 운영한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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