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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문 열리는 해외 골프여행, 수요 굳건한 고가회원권 '몸값' 높아진다 [Golf is Life]

'위드 코로나' 골프 회원권시장은
'위드코로나 시대' 골퍼들 해외로 나가면 국내 중저가 회원권 단기적으로 영향
초고가권은 희소가치 오히려 부각
입지·혜택·평판 등 옥석 가리기는 필수

최근 장기간 상승을 거듭하던 회원권 시장이 강보합세로 돌아섰다. 실제로 10월 들어 에이스회원지수(ACEPI)는 연중 최고점을 경신했고 2010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문제는 예상만큼 가을시즌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경기 회복이 더딘 가운데 유가를 비롯한 산업재, 원재료까지 광범위하게 물가가 치솟은 게 원인이다. 다시말해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와 경기 불확실성 때문이다. 디플레이션을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어 매매심리가 위축되는 것은 당연하다. 여기에 중국의 헝다 사태로 글로벌 금융이 불안정하면서 투자 성향 거래가 주춤한 상태다.

변수는 있다. '위드코로나' 시대다. 11월 초로 예정된 위드코로나가 실현되면 회원권 시장 등 골프업계에도 변곡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위드코로나의 신호탄은 여행업계가 먼저 쐈다. 제주항공이 태국 전세기를 띄우면서 해외 골프투어 예약이 시작됐다. 국내 최대 여행사인 하나투어가 이달에 새로운 모토로 추진한 해외 골프투어도 완판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회장 박창열)의 통계에 따르면 이른바 코로나19 특수로 2030의 젊은 골퍼들의 급증과 해외투어 수요가 국내로 몰리면서 2020년 국내 골프장 내장객이 전년도 대비 약 1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위드코로나 시대가 오면 많은 골퍼들이 해외로 나갈 것은 불을 보듯 뻔한다.

이는 고스란히 회원권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반영하듯 회원권 개체수가 많은 중저가 종목들은 가을시즌 매수세와 고점 매물이 맞물리면서 힘겨운 줄다리기를 하는 양상이다. 상대적으로 매물이 출회될 가능성이 높아 변동성이 확대될 조짐도 있다. 에이스회원권 이현균 애널리스트는 "시세가 폭등했던 제주 지역의 회원권과 강원권의 리조트형 회원권들의 시세가 출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반면 고가권과 초고가권의 하이엔드 종목들에 대한 희소성 가치는 오히려 부각될 수도 있다. 소수 회원제여서 매물이 적은 데다 부킹이 어려운 작금의 현실을 감안해 위드 코로나 시대에도 중·저가 종목군에 비해 선호도가 더 높기 때문이다. 수요가 많은 반면 매물을 찾기가 어려운 현상이 지속될 수 있어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현균 애널리스트는 "중저가 회원권도 투자 수요에 따른 일시적인 부침이 있을 수 있으나 향후 변화될 시장 환경에 따라 고점 매물들이 소진되면 점차 반등장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고가와 초고가권에 우선되던 회원권의 희소성이 시장 전반에 부각될 수 있는 분위기가 중장기적으로 조성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정부와 지자체가 대중제 골프장들의 편법 운영에 대한 규제와 관련 법안 개정을 예고하고 있다는 것도 그런 예상을 하는 근거다. 만약 개정안이 실행되면 회원권 시장에 파장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중제에서 편법으로 회원권을 분양하지 못하게 되면 기존 정통 회원권의 희소성은 이전보다 훨씬 높아질 것이 뻔하다.

수요가 집중되니 시세 상승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졌다. KS레저의 자료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 회원제에서 대중제로 전환한 골프장은 67곳이나 된다. 전체 회원권 시장의 약 22% 정도 회원권 수가 감소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대중제에서 제공했던 상품들까지 사라지게 되면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은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이후에는 종목별로 옥석을 가리는 작업은 필수다. 대중제와 마찬가지로 일부 회원제 골프장에서 과도한 그린피 인상은 물론이고 일방적인 회원 혜택 변경과 형식적 만기약정을 빌미로 기존 회원들의 탈회를 종용하는 사례까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자칫하면 회원권 보유자들의 금전적 피해가 늘어날 수도 있다. 골프장의 요청으로 회원탈회를 하게 되면 반환 보증금에 붙어있던 프리미엄은 소각되기 때문이다.

이현균 애널리스트는 "최근들어 소비자들이 골프회원권을 선택하는 요인 중에서 입지, 혜택, 골프장 코스 시설물뿐만 아니라 골프장들에 대한 평판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골프장들의 일방적 갑질을 피해 회원들이 직간접적으로 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주주제와 사단법인제 회원권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golf@fnnews.com 정대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