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해가 다 되어서야 소생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드디어 도래한 '위드 코로나' 시대, 팬데믹 이전처럼 돌아갈 순 없겠지만 오랫동안 눌러왔던 마음들을 조금 풀어낼 수 있게 됐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 이들이 마음을 다독이며 영화관으로 발길을 향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11월 극장가에는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두 편의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넓은 스크린을 통해 이 가을 이탈리아로 마음의 여행을 떠나보자.
■로마에서 보낸 마법 같은 하루 '타임 이즈 업'
영화 '타임 이즈 업' / 사진=판씨네마
영화 '타임 이즈 업' /사진=판씨네마
오는 11일 개봉 예정인 영화 '타임 이즈 업'은 이탈리아 로마를 배경으로 한 로맨스 영화다. 주인공 비비안이 로마에서 대학에서부터 알고 지내던 로이를 만나 로맨틱한 하루를 보낸 뒤 사고를 겪어 기억을 잃게되고 이후 다시 로이와의 기억을 찾기까지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
스토리로 봤을 땐 로맨스 영화의 전형적 클리셰를 담고 있는 작품이지만 그럼에도 이 영화를 빛나게 해주는 것은 무엇보다 배경이 되는 도시 로마의 21세기 풍광이다. 이 영화는 오드리 햅번 주연의 '로마의 휴일'에서 소개돼 유명해진 스페인광장부터 로마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핀치오 언덕과 분수가 인상적인 포폴로 광장, 로마에서 가장 큰 공원인 보르게세 공원 등을 배경으로 촬영됐다.
이 영화는 '미드나잇 선'에서 사랑스러운 로맨스 연기와 뛰어난 가창력으로 국내에서 큰 사랑을 받은 싱어송라이터이자 배우 벨라 손이 비비안 역을 맡았으며, 상대역 로이에는 벨라 손의 실제 연인이자 이탈리아 톱가수 출신의 배우 벤자민 마스콜로가 캐스팅돼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실제 연인이기도 한 주인공 커플이 로마의 곳곳을 다니며 데이트를 즐기는 모습을 눈으로 따라가다 보면 마치 로마의 곳곳을 함께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토스카나의 풍경이 한눈에 '메이드 인 이태리'
영화 '메이드 인 이태리' /사진=오드
영화 '메이드 인 이태리' /사진=오드
"비스타 스페타콜라레(Vista spettacolare)." 이탈리아어로 '뷰가 멋지다'는 뜻으로 이 영화에서 주인공 나탈리아가 잭에게 하는 말이다.
11월 국내 개봉 예정인 영화 '메이드 인 이태리'는 르네상스의 탄생지인 이탈리아 중부 토스카나 지방을 배경으로 하는 따뜻한 가족 드라마다. 영화 '테이큰' 등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액션 스타로 알려진 리암 니슨이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출연을 결정하고 자신의 친아들인 마이클 리처드슨을 설득해 아버지 로버트와 아들 잭 역할로 동반 출연했다. 20년 전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토스카나를 떠났던 두 부자가 방치해 두었던 집을 팔기 위해 돌아오면서 가족의 소중함과 새로운 사랑을 찾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집을 팔기 위해 한 달 동안 함께 살게 된 부자가 낡고 먼지까지 쌓인 집에 새로 페인트 칠을 하고 정원을 손질하면서 소원해졌던 관개계를 회복해 나간다. 그 가운데 아들은 운명처럼 인연을 만나고 새로운 시작을 하며 마법같은 시간을 마주하게 된다.
오랜만에 마주하는 따뜻한 스토리에 가슴도 훈훈해지지지만 빽뺵한 도심 속에 살아가며 메말랐던 눈가에 끝도 없이 펼쳐진 사이프러스 나무와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아름다운 건물, 시선 닿는 곳마다 놓인 꽃들과 푸른 하늘이 가득한 아름다운 토스카나의 풍경이 여행에 대한 갈망을 더욱 부추긴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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