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화폐와 연동되는 가상자산
국내 은행 첫 기술검토 나서
신한은행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추진한다. 신한은행이 추진 중인 메타버스 사업을 위해서는 스테이블코인 등 가상과 현실을 연결할 수 있는 디지털자산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기술 검토를 진행하는 단계로, 기술검토가 끝나면 법률 및 사업적 가능성 등을 살핀 후 최종적으로 발행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다.
국내 은행이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한 구체적인 기술준비에 나서는 것은 신한은행이 처음이다. 신한은행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최종 결정하면 국내 금융사가 발행하는 첫 원화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말 스테이블코인 POC 완료"
8일 신한은행 윤하리 블록체인랩장은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관련해 기술 검증을 진행 중이며 이달 말 개념증명(POC)를 완료할 계획"이라며 "법적 검토 등 충분한 단계를 거친 뒤 사업 방향을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와 가치가 연동된 가상자산이다. 대표적인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는 미국 달러와 가치가 연동됐다. 1USDT는 1달러와 같다.
다만 블록체인 기술 기반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보안이 뛰어나고 거래 비용을 낮출 수 있다. 이 때문에 디지털 세상에서 투자상품이나 결제 수단으로 활용하기 좋다.
신한은행이 현재 추진 중인 메타버스 사업에도 향후 스테이블코인을 접목할 수 있다. 메타버스 같은 가상공간에 모인 고객들을 대상으로 스테이블코인 관련 결제 서비스 및 투자상품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BTC) 같은 일반적인 가상자산이 시시각각 시세가 변해 안정적이지 않다는 단점도 보완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내외 은행들도 속속 스테이블코인 발행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신한, 블록체인 사업 적극적
신한은행은 국내 은행 가운데 블록체인·가상자산 관련 사업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곳 중 하나다. 가상자산 수탁(커스터디) 사업을 하는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에 전략적 투자를 했고, SK텔레콤과 함께 분산신원인증(DID) 컨소시엄에도 참여하고 있다. 기업 및 소호 고객을 위한 블록체인 기반 정책자금 관리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으며,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골드바 보증서를 관리하는 '골드바 선물하기' 서비스도 하고 있다. 또 협약된 외부 기관과의 자격검증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 중이다.
한편 미국 정부도 은행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대해서는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최근 대통령 산하 금융시장실무그룹은 보고서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을 은행에서만 발행할 수 있는 법안을 의회에서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스테이블코인의 무분별한 발행이 금융 안전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되는 가운데, 이미 금융 서비스의 허가를 받고 정부의 규제를 받고 있는 은행들만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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