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젊은피'로 돌파구
상품 바이어 70%가 MZ세대
1000원 물티슈·무라벨 생수 등 상품 혁신 우수 사례 쏟아져
8일 서울 등촌동 홈플러스 본사에서 홈플러스의 백수빈 신선가공팀 바이어, 권지혁 일상용품팀 바이어, 정태민 제과음료팀 바이어, 김미지 의류팀 바이어, 이지윤 홈리빙팀 바이어(왼쪽부터)가 MZ세대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홈플러스 제공
'시그니처 물티슈' '무라벨 생수' '레스토랑 간편식'.
홈플러스의 MZ세대 상품 바이어들이 만들어낸 MZ 고객의 취향을 저격하는 상품들이다.
8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상품 바이어 가운데 MZ세대의 비중이 70%에 이른다. '마이홈플러스' 멤버십 고객의 25%가 2030인 점을 감안, 'MZ 잘알' 직원을 주축으로 바이어 조직을 운영하는 것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올해 100명이 넘는 바이어 채용을 단행, 하반기 인턴 정규직 전환 시점에는 MZ 직원 비중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3초에 1개씩 팔리는 1000원 물티슈
MZ 바이어들의 상품 혁신 우수 사례로 첫손가락에 꼽히는 것은 '홈플러스시그니처 물티슈'다. 권지혁 일상용품팀 바이어가 내놓은 상품으로 2019년 9월 출시 이후 35일 만에 100만개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3초에 1개씩 팔린 셈이다. 지금까지 누적 판매량은 2608만개다. 1000원짜리 상품으로 26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셈이다.
권 바이어는 "높은 품질, 합리적인 가격, 제조사와의 직거래, 안전성 등 4가지 불변의 원칙을 고수해 내놓은 상품"이라며 "전국의 물티슈 제조사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발품을 팔았다"고 소개했다.
올해 4월에는 가치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자페 브랜드(PB) 상품 '무라벨 생수'를 출시했다. 평소 친환경에 관심이 많은 정태민 제과음료팀 바이어의 일상 속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상품이다. 정 바이어는 "고객이 '상품 소비'로 친환경 활동에 동참하게 하는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바이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친환경 상품 개발에 집중했다.
생수 전체 매출의 19%를 차지하는 '홈플러스시그니처 무라벨 맑은샘물'은 6개월 만에 1436만병이 팔렸다. 덕분에 7.5t의 플라스틱 사용을 줄였다. 절감된 라벨을 이어 붙이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약 6번 왕복할 수 있는 길이다.
지난달 론칭한 레스토랑 간편식(RMR) 18종도 MZ 바이어의 아이디어에서 탄생했다. 백수빈 신선가공팀 바이어의 취미는 SNS에 맛집 사진을 올리는 것이다. 그는 "MZ세대 고객이 맛집에서 줄서는 수고를 덜 수 있는 방법을 상품에 담아낸 결과"라며 "론칭 첫주의 실적이 목표를 75% 초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마트 상품 편견깨고 대박
기존 마트 상품에 젊은 이미지를 입힌 것도 MZ 바이어들의 성과다. 올해로 출시 6년을 맞은 패션 PB 'F2F'와 리빙 품목은 이지윤 홈리빙팀 바이어와 김미지 의류팀 바이어에 의해 '요즘 고객' 취향에 맞는 상품으로 변신했다.
지난 10월 선보인 'F2F 여성복 릴랙스핏 티셔츠'의 경우 '마트 옷은 품질이 별로'라는 편견을 깨고 젊은 감각의 가성비 상품으로 입소문을 타며 출시 한 달 만에 초도물량의 60%가 팔렸다.
'원마일웨어' 수요 증가에 발맞춰 개발한 '폭신한 뭉게구름 다용도 슬리퍼'는 지난 8월부터 6주간 1만3000개가 넘게 팔리며 준비물량의 약 90%가 소진됐으며, 전년동기 대비 욕실화의 매출은 20% 신장했다.
홈플러스는 연말까지 MZ 바이어들을 앞세워 신상품 8500개를 출시할 예정이다. 오재용 홈플러스 상품2부문장(전무)은 "시장의 흐름을 가장 잘 이해하는 브랜드가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며 "상품 역량을 기반으로 끊임없이 혁신해 고객이 가장 선호하는 쇼핑채널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