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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익 "우리만 작은 치킨 강매당해.. 치킨 자본 통제해야"

황교익 "우리만 작은 치킨 강매당해.. 치킨 자본 통제해야"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씨. 사진=이혜진 기자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우리는 1.5kg짜리 작은 육계 치킨을 강매당하고 있다”며 치킨 자본에 대한 통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황씨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 정부는 전세계인이 먹는 수준의 치킨을 한국 국민도 먹을 수 있게 ‘치킨 자본’을 법과 제도로 통제해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전세계 유일의 1.5kg 육계 치킨이 한국 철면피 자본의 행태를 대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저는 판단한다. 대한민국 정부는 10여년 전부터 2.8kg 육계 생산을 업계에 독려해왔다”며 “농식품부 산하 기관에 그 활동을 증명하는 대형 육계 자료도 많다. 언론 보도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재벌이 된 육계 업체는 눈 한 번 깜짝이지 않았다. 도리어 영계와 1인1닭 마케팅으로 소비자를 현혹했다”며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본에게 너무 많은 자유를 주게 되면 국민의 주머니를 털 생각 밖에 하지 않는다. 자본은 국민을 대리하는 정부에 의해 적절하게 통제돼야 한다”고 했다.

또한 “전세계 유일의 1.5kg짜리 작은 육계 치킨은 우리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니다. 전세계 시민이 먹는 3kg 내외의 큰 육계 치킨은 우리 시장에 나온 적이 없다”며 “우리에게는 독과점에 의해 1.5kg짜리 작은 육계 치킨만 주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씨는 “정부기관 자료에 따르면 2.8kg 육계 생산비가 1.5kg 육계 생산비보다 20~30% 적게 든다. 그만큼 닭고기 가격이 싸진다”면서 “1.5kg 치킨은 맛없고 비싼 반면 2.8kg 치킨은 맛있고 싸다. 여러분은 어떤 치킨을 드시겠나”라고 되물었다.

그는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자료를 소개하면서 한국이 전세계 거의 유일하게 1.5kg짜리 육계로 치킨을 튀기며 작은 닭의 맛이 떨어진다는 점은 단순 자신의 주장이 아닌 정부 관련 기관도 인정하는 사실임을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우리는 치킨을 밥처럼 먹는다. 친구를 만나도 치킨, 가족 회식도 치킨, 야밤에 출출해도 치킨이다”며 “한국에 치킨집이 전세계 맥도날드 점포보다 많다. 이렇게 온 국민이 자주 많이 먹는 것인데 팝콘 치킨이라고 툭 밀어버릴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 싸고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 보이면 이를 요구해야 하는 게 맞다고 본다. 대한민국 국민이 먹는 닭이 연간 10억 마리”라며 “‘겨우 치킨’ 아니라 ‘무려 치킨’이다.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1.5kg짜리 육계를 먹는 일에서부터 벗어나고 난 다음에야 미식이니 운동이니 하는 게 가능하지 않겠는가 하고 나는 그리 생각한다”고 밝혔다.

결국 국내 축산업계 시장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 황씨의 생각이다. 그는 “축산업계는 여전히 1.5kg 작은 닭을 생산하고 있다. 작은 닭으로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라며 “자본이 국민을 위해 애쓰는 정부를 무시하고 국민의 주머니를 털고 있다”고 지적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