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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게임 산업 커지는데… '사행성' 묶여 국내선 못한다 [성장세 강화되는 NFT]

게임산업 진흥 정책 펼치면서
정작 게임위는 등급분류 거부
국내업체 시장진출 나섰지만
외국서만 서비스해야 할 판

블록체인게임 산업 커지는데… '사행성' 묶여 국내선 못한다 [성장세 강화되는 NFT]
게임하며 돈벌기(P2E), 대체불가능한토큰(NFT,Non-Fungible Tokens) 등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면서 국내 대표 게임업체들이 속속 블록체인게임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있지만, 정작 관련 규제는 여전히 블록체인게임 출시를 가로막고 있어 게임 규제가 기술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며 되레 뒷걸음질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글로벌 블록체인게임이 급성장하고 있는 사이 국내에서는 규제가 블록체인게임 출시조차 막아 한국 게임산업 성장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게임위 "등급분류 논의 없다"

14일 게임물관리위원회는 파이낸셜뉴스와 통화에서 "게임위를 비롯해 정부당국도 (블록체인게임 시장 확장)문제에 대해 인식하고 있으며 의견도 교환하고 있지만, 관련부처가 모여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는 없다"며 "관련 게임들의 사행성 이슈에 우려가 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법 개정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NFT 등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게임에 대해 국내 출시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 게임위는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등급분류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게임위의 등급분류를 받지 못하면 국내에서는 게임을 출시할 수 없다. 게임위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28조의 사행성 금지 조항을 들어 블록체인게임이 이 조항에 위배되기 때문에 등급분류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게임위는 NFT 기능이 탑재된 블록체인게임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이 지난해 9월 신청한 등급분류를 수개월 보류한 끝에 지난 5월 결국 등급분류를 거부한다는 공문을 구글에 발송,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삭제된 바 있다.

■게임산업 진흥한다면서 '엇박자'

이 문제는 정부의 진흥과 규제 정책의 대표적인 엇박자 사례로 꼽힌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21 게임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 블록체인게임 분야'를 신설하고 국산 블록체인게임에 대해 과제당 최대 5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렇게 탄생한 블록체인게임도 사실상 국내에선 서비스를 제대로 못하는 것이다. 한쪽에서 지원한 게임을 한쪽에선 출시하지 못하도록 막는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

규제가 뒷걸음치는 사이 블록체인게임 산업의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위메이드의 미르4 글로벌은 출시 한달여 만에 서버 100개를 돌파했고 두달여 만에 동시접속자수 100만명을 돌파했다. 미르4의 성과에 힘입어 위믹스 플랫폼의 월 거래금액은 지난 8월 18만5912달러(약 2억원)에서 9월엔 2905만5135달러(약 342억원)로 156배나 증가했다. 대표적인 P2E 게임인 '엑시 인피니티'의 NFT 거래액은 현재까지 총 26억달러(약 3조원)에 달한다.

엔씨소프트, 컴투스, 게임빌 등 대표 게임업체들도 속속 내년 중 블록체인게임을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국내 이용자들은 당분간 이 게임들을 제대로 즐길 수 없을 전망이다.
국내 이용자들은 VPN을 이용해 IP를 다른 국가로 우회해야만 이 게임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국내용 플레이스토어에는 블록체인 기능이 없는 미르4만 내려받을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블록체인게임에 대한 등급분류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지금은 아예 신청도 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일부 열성적인 이용자들은 VPN을 써서 게임을 하지만 그렇지 않는 경우가 더 많아 사실상 국내 이용자들만 역차별을 받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 데다가 국내 블록체인게임 내수시장도 커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