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슈어테크란 보험(insur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다른 산업 전반에 사물 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블록체인과의 결합이 불러일으키는 변화가 보험시장에 닿아 나타난 개념이다.
이미 가입자의 건강검진 데이터를 AI가 항목별 유사 그룹의 건강 정보 빅데이터에 결합하여 향후 3년 내 발병할 질환을 예측하고, 노출된 위험의 측정 이후 이에 대비한 맞춤형 보험을 제안하거나, 가입 이후 운동으로 가입 이전보다 건강 상태가 좋아진다면 그 정보의 변동을 기기로 측정하여 이후 보험료의 할인을 해주는 상품 등 혁신적인 기술의 진보를 바탕으로 보험시장이 소비자 개개인에게 더 적합하고, 더 합리적인 방법으로 위험을 대비할 수 있게 변화하고 있다.
다만 보험회사가 이토록 혁신적인 기술발전을 바탕으로 상품을 매력적이고 효과적으로 제안하는 방식에 대해선 집중하고 있으나, 전통시장에서부터 작금에 이르기까지 정작 소비자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에 대한 효과적 전달에 대한 관심은 부족한 실정이다.
예를 들어 제안하는 보험 상품이 정확하게 어떤 코드가 부여되면 받을 수 있는지를 전달해야 한다. 추가로 그 질환이 발생했을 때 일반적으로 의사에게 어떤 코드를 발급받는지, 또는 보험금 청구 시점에 보험소비자의 입증책임이라는 것에 어떤 과정이 필수로 있어야 완성되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지에 등과 같은 정보들은 지금까지 소비자에게 꼭 전달되어야 했던 부분임에도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한 그 방법에 대한 고려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위에서 언급한 실질적으로 부여받는 코드 정보가 왜 중요한지 보면 의사는 환자를 어떻게 치료해야 할지에 대한 오직 치료의학적 관점으로, 보험회사는 보험소비자를 어떤 조건을 만족하면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지에 대한 보상 의학적 관점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코드 발급은 의사에겐 행정 처리의 일부일 뿐 치료가 최우선이고 환자 개인이 사적으로 보험금을 높게 수령하고 말고는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또한 어떤 코드는 진단 내리는 순간 높은 확률로 보험회사 직원들의 잦은 방문을 받게 된다. 따라서 보통 상세불명, 기타, 명시되지 않은 등 모호하거나 넓은 범위의 코드 발급을 선호하거나 관심도 자체가 치료에 비하여 현저히 떨어져 있는 반면, 보험회사는 소비자와 조건을 만족하면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거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보험금을 지급하는 기준이기 때문에 이는 약관에 코드로 명시되어 있고 따라서 그 보험사고가 약관상 보상하는 항목에 해당하는지 아닌지가 중요하다. 이렇게 진단받는 코드의 용도나 그 바라보는 관점이 서로 다르다 보니 이격이 생기고 그곳에서 진단받은 코드와 가입한 상품 간의 코드 차이로 소비자가 피해를 입는 상황이 발생한다.
또 위에서 언급한 청구 과정에 관한 내용으로는 일반적으로 보험금을 청구할 때 그 손해를 입증할 책임은 소비자에게 있다. 여기서 입증 책임은 법적 다툼에 있어선 누구에게 먼저 있는지에 따라 유/불 리가 나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예를 들어 전날 협심증을 진단받은 환자가 다음날 엎드려 사망한 사례에서 주치의와 그 검안의가 사인을 급성심근경색으로 판단했음에도 불구하고 부검이라는 과정을 시행하지 않아 유족이 입증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을 근거로 패소한 여러 판례가 있다.
일반적으로 약관의 중요 내용을 설명하지 않는 경우 회사는 그 약관을 소비자에게 주장할 수 없는데 이와 같은 경우 그 효력을 좌우하는 항목은 아닌지라 약관상 중요 내용에는 해당하지 않기에 설명의무 위반을 이유로 유효를 주장할 수도 없다. 한마디로 판매자가 알려주지 않은 것을 그것을 구매한 소비자가 스스로 알아야 하는 범위가 그 증명 과정에서의 세부사항까지 라는 것이다.
보험이란 그 상품이 어떠한 역할을 해 줬으면 하는 소비자의 기댓값과 그 대비했던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 그 결괏값으로의 보험금이 일치해야 한다.
그러나 이 단순한 공식인 기대 = 결과 의 값은 보통 위에서 언급한 사유 등으로 인하여 일치하지 않는 경우들이 다수 발생하고 있고, 이는 보험 판매의 주체가 효과적이고 적극적인 방법으로 정보를 전달하지 않으면 일반 보험 소비자가 스스로 충분한 주의를 기울여도 결코 극복해 내기 어려운 영역이다.
따라서 이토록 기울어진 운동장이 형성되어 있는 현 시장에 보험회사가 발전의 적용 범위를 단순히 상품개발이나 요율 적용, 마케팅을 넘어 소비자 입장에서 권리를 보존하는 부분까지 고려해 맞춰나간다면 질병이나 상해사고에 대한 재무적 걱정을 덜어줄 사보험 본연의 역할로의 기대에 부응하는 바람직한 방향으로의 변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코리아인슈㈜ 김찬기 중겸지점장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