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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장애 막자" 굴착공사 정보공유 추진

과기부, 지자체에 협조 요청해
이통사에 전달하는 시스템 마련
국토부와 도로법 개정안 협의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방자치단체의 굴착 공사 정보를 사전에 이동통신업체들에 알려 주는 시스템을 마련한다. 최근 서울시의 도로변 수목 작업중 광케이블을 절단해 발생한 통신장애 같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이후 더욱 의존도가 높아진 유무선 통신의 파급력을 고려한 행보로 풀이된다.

<본지 8월30일자 18면 참조>

과기정통부는 지난 15일 오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등 통신업체 네트워크 실무진과 이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회의를 진행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16일 과기정통부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우선 과기정통부는 서울시 등 지자체에 협조를 구할 예정이다. 지자체가 공사 시기나 장소 등 관련 정보를 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전달하면, 이 정보를 통신사에 전달한다. 통신업체는 공사 진행전 관련 정보를 미리 파악해 공사업체에 통신선과 매설 위치 등 주의사항을 알려줄 수 있다.

이는 도로변 수목관리 작업이나 굴착공사로 지하에 깔린 통신선 등이 훼손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굴착공사로 인한 통신장애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많다. 실제 통신3사 가운데 한곳의 경우 지난 3년간 발생한 대형 통신장애 22건은 굴착공사가 원인이었다. 지난 11일 서울시 영등포구와 구로구 일대에서 발생한 KT 무선통신 장애도 지자체의 도로변 수목 작업 중 광케이블을 절단해 발생했다. 통신업계에선 도로변 굴착 공사때 가스관, 상하수도관 등은 엄격하게 관리되는데 반해 상대적으로 얇아 자주 끊어지는 통신선에 대한 관리 기준은 미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자체별로 운용 중인 도로점용 굴착·인허가시스템은 고시 주기와 정보 공개 범위가 제각각이어서 착공 전 통신망 사고를 예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유무선통신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불편함을 겪은 이용자들의 불만이 과실이 없는 통신사업자에게 전가되는 점도 부담"이라고 토로했다.

과기정통부는 중장기적으로 도로법 일부 개정안에 대해 국토교통부와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법안은 발의된 상태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7월 지방자치단체가 도로 굴착정보를 공개하는 통합온라인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의무화하는 도로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하지만 담당부처인 국토교통부는 당시 '지하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제43조에 근거해 도로점용 굴착·인허가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며 법 개정을 통해 추가적인 규정을 만들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개정안이 공개하도록 하는 범위가 통신, 전기, 가스 등 국가기반시설에 대한 정보가 포함돼 공개가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도 내놨다.


이에 대해 통신업계에선 필요한 정보가 국가 안보에 저촉되는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공사의 내용, 기간, 주소, 업체명, 담당자 연락처 등이 필수 정보이며, 나아가 굴착 공사 시점·굴착 폭·길이·깊이 등을 알면 통신 장애 위험 여부를 판단하기 용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공사 진행 중 내용이 변경되는 등 예상치 못한 공사로 인한 통신장애를 막고 안정적 서비스 제공을 위해 개정안 통과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