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 마련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지옥’ 체험존에서 시민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뉴스1화상
[파이낸셜뉴스]넷플릭스가 망 사용료 무임승차 논란의 중심에 있는 가운데 국회에서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망 사용료 회피 방지 법안이 잇따라 발의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까지 '넷플릭스 망 무임승차'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피력한 상황이다.
이에 넷플릭스 본사 임원이 국내에서 열리는 토론회에 참석해 "낼 이유 없다"는 기존 입장의 정당성 확보하기 위해 분위기 반전에 힘을 쏟고 있다.
■넷플릭스 "낼 이유 없다" 여론전
23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본사 임원이 한국을 찾아 토론회에 참여하는 등 기존 입장에 대한 정당성 확보에 나섰다.
토마 볼머 넷플릭스 글로벌 콘텐츠 전송 부문 디렉터는 이날 사단법인 오픈넷이 주최하는 세계 인터넷상호접속 현황과 국내 망 이용료 논쟁' 세미나에 참석해 망 사용료를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넷플릭스는 해외 본사에서 한국까지 끌고 오는 비용을 해저케이블이나 캐시서버로 감당하고 있어 더 이상 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넷플릭스는 자체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 서비스인 오픈커넥트어플라이언스로 '망 트래픽 부담'을 줄여준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토마 볼머 디렉터는 "한국 인터넷 이용자들은 대부분 초당 200메가바이트(mb) 기준으로 인터넷 사용료를 지불하는 데, 넷플릭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평균 인터넷 이용료의 2%에 머문다"고 주장했다. 한국 이용자들이 통신업체에 인터넷이용료를 지불한 범위 내에서 넷플릭스를 사용할 수 있는데, 통신업체가 넷플릭스에 망 사용료를 요구하는 것은 이중 부과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규제를 도입할 것이 아니라, 콘텐츠를 로컬 환경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권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야만 더 빠르게 효율적으로 콘텐츠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국회 "무임승차 안 돼" 법안 잇따라
이처럼 넷플릭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국회에선 넷플릭스 같은 해외 사업자는 국내 인터넷 서비스 업체에 사용료를 내라는 법안까지 발의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김상희 의원(국회 부의장, 더불어민주당)은 '국내 망 이용료 계약 회피 방지' 내용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해외 콘텐츠사업자(CP)의 망 이용료 계약 규정을 법으로 강제함으로써 넷플릭스처럼 망 사용료를 거부하는 사례가 없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김 부의장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내 트래픽 총발생량은 2017년 370만TB(테라바이트)에서 2020년 783만TB로 폭증했다.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서 올해는 894만TB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올해 2·4분기 기준 국내 트래픽 발생 상위 10개 사이트 중 해외사업자 비중이 78.6%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 7월에 김영식 의원(국민의힘)도 대형CP의 합리적 망 이용대가 지불 의무를 골자로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정부도 정당한 망 사용료를 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황희 문체부 장관도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넷플릭스가) 통신망의 대부분을 이용하면서도 적절한 대가를 지 불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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