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 2공장 테일러市에 건설
이재용 직접 현지서 매듭 지어
美지방정부 세금혜택만 1조 이상
2024년 가동…"새로운 미래 초석"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열흘간의 미국 출장 일정을 마치고 24일 서울 김포공항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김포공항에 도착해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오게 되니 마음이 무거웠다"고 말했다. 사진=박범준 기자
삼성전자가 170억달러(약 20조1900억원)를 투자하는 미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제2공장을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기로 최종 확정했다.
지난 5월 미국에 제2공장을 짓겠다고 공식화한 지 6개월 만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 현지에서 마지막 매듭을 지으면서 오는 2024년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이번 결정에는 미국 지방정부의 지원도 영향을 미쳤는데 삼성전자의 세금 감면 혜택이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2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주지사 관저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 존 코닌 상원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496만㎡(150만평) 부지에 건설되는 새로운 반도체 라인은 내년 상반기 착공해 2024년 하반기께 가동될 예정이다.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 메타버스와 관련한 최첨단 칩을 양산하게 된다. 투자 규모는 170억달러로,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중 역대 최대 수준이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기흥~화성~평택~오스틴~테일러를 잇는 글로벌 반도체 생산체계를 완성하게 됐다. 이 중 테일러시 신규 라인과 평택 3라인은 이 부회장의 시스템반도체 1위 달성을 위한 핵심 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 김 부회장은 "올해는 삼성전자 반도체가 미국에 진출한 지 25주년이 되는 해로, 이번 테일러시 신규 반도체 라인 투자 확정은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며 "신규 라인을 통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는 물론 일자리 창출, 인재양성 등 지역사회의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5㎞ 떨어진 오스틴 공장과의 시너지, 반도체 생태계, 용수·전력 인프라 공급 안정성, 지방정부의 협력, 지역사회 발전 등 여러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테일러시를 선정했다.
텍사스의 다양한 정보기술(IT) 기업과 유수 대학들을 통해 파운드리 고객과 우수인재 확보가 용이한 점도 고려됐다. 테일러시는 공장 부지에 대해 10년간 재산세 92.5%를 보조금으로 환급하고, 이후 10년간 90%, 또 그 후 10년간은 85%를 환급해주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받는 세금 감면 혜택은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가 넘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길에서 약 1년을 끌어온 협상의 종지부를 찍었다. 직전까지 삼성은 텍사스주 오스틴·테일러, 애리조나주 굿이어·퀸크리크, 뉴욕주 제네시카운티 등 5곳을 두고 고민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9일 백악관 핵심 참모와 정계 인사들을 만나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삼성의 역할과 새 반도체 공장 설립 계획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부회장이 만난 백악관 인사는 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으로 알려졌다. 이날 두 인사는 "삼성이 텍사스에 새 반도체 공장을 건설해 공급망을 보호하고 제조 기반을 활성화하며 질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게 돼서 환영한다"는 백악관 성명을 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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