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많은 평택·이천 빼곤
세금·규제 피한 투자 수요인 듯
가격 오름폭도 최고 5배 달해
정부의 고강도 규제와 집값 피로감 등으로 올해 경기도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반토막난 가운데 평택, 이천, 안성 등 경기도 외곽 지역으로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 업계에선 경기 외곽 지역들이 비규제 지역에다 교통, 대규모 산업시설 유치 등의 개발 호재로 부동산 투자금이 유입되고 있지만, 시장 침체 시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감도 나오고 있다.
■경기 외곽, 주택 거래 '나홀로 불장'
24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 업체 리얼투데이가 경기지역 부동산거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1~10월까지 평택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만1323건으로 지난해(1만116건) 거래량을 이미 뛰어넘었다. 이 외에도 경기도에서는 △이천(2429건→3550건), 안성(3598건→4300건), 여주(973건→1588건) △포천(1053건→1356건) △동두천(1984건→2215건) △가평(237건→302건) △연천군(167건→201건) 등 그동안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 밖이었던 지역들도 매수세가 늘고 있다.
이는 거래량이 급감한 경기도 전체 분위기와 상반된다. 같은 기간 경기도 전체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3만7520건으로 작년(24만4613건) 대비 10만7091건이 감소했다. 지난해 거래량의 약 44%가 감소한 셈이다.
업계에선 경기도 외곽 지역의 매수세 쏠림 현상을 교통 호재에 따른 서울 접근성 향상을 우선 꼽고 있다.
평택은 최근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평택~부발 단선전철 개발사업이 포함되고, 수서평택고속선 SRT, 수원발 KTX 직결사업 등 굵직한 교통 호재가 잇따르고 있다. 이천은 KTX 이천 부발역 개통(예정)호재도 예고돼 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평택과 이천은 일자리가 늘어남에 따라 새 아파트 공급도 많고, 직주근접을 위한 근로자들의 수요도 많다"며 "특히 이천은 경기도에서 몇 안되는 비규제지역으로, 진입 문턱이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보다 거래량이 늘어난 지역에는 비규제 지역이 대거 포함돼 눈길을 끈다.
현재 수도권의 비규제지역은 이천시를 비롯해 여주·포천시, 양평·연천·가평군 등 6곳에 불과하다. 거래량이 증가한 지역 중 SK하이닉스 효과를 보고 있는 이천시를 제외하면 여주·포천·가평·연천 등은 비규제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지역의 아파트값 역시 상승세다. 한국부동산원 월간 주택가격동향 조사 자료에 따르면 평택은 올해 들어(1~10월) 아파트값이 무려 25.89%가 오르며 지난해 동기(4.8%)보다 5배나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어 △안성 24.27% △이천 12.96% △여주 7.28%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매수세 꺾이면 먼저 타격…투자 신중을
부동산 전문가들은 일자리가 늘어난 평택과 이천을 제외한 경기도 외곽 지역들은 실수요보다는 대부분 투자 수요로 보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시중 유동성이 아직 풍부하고, 세금과 규제를 피한 투자수요가 아파트 가격 상승을 기대하며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지역과 비규제지역들로 몰리는 경향이 컸다"며 "다만 최근 아파트 상승 심리가 예전만 못하고, 규제도 강화돼 향후 이런 움직임은 제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지난해부터 서울과 수도권, 지방을 오가며 풍선효과와 역풍선효과가 반복됐던 현상도 앞으로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고준석 교수는 "서울로 다시 매수세가 회귀하기엔 서울 집값도 너무 많이 올랐고, 2주택자 이상은 공시가 6억원 이상부터 종합부동산세가 부과돼 다주택자들의 투자 수요도 주춤할 것"이라며 "최근 수요가 줄어든다는 통계처럼 매수세가 꺾이게 되면 이들 지역은 매도가 어려워져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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