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동물 발생 예방을 위해 효율적인 동물등록제도 개선, 질병예측 기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DNA 감식법을 활용한 유전자 마커 개발로 가능하게 했죠."
앞으로는 반려견의 슬개골탈구·비만·당뇨 등 질병을 손쉽게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봉환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농업연구관(54·사진)의 유전자 마커 개발 덕분이다.
최근 반려동물 산업 규모는 1인가구 증가 및 저출산·고령화로 지속적으로 성장 추세에 있다. 그러나 그만큼 유기동물 발생 역시 연간 10만마리 이상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유기동물 관리비용도 2015년 98억원 규모에서 2018년 200억원 정도로 크게 증가했다. 최 연구관는 유기동물 발생은 반려동물의 병원진료비 부담이 주요 원인이라고 봤다. 지난 2014년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실제로 반려동물 사육 시 어려운 점을 '동물 진료비'라고 답한 비율이 27.3%나 됐다.
최 연구관이 개발한 '유전자 마커 기술'을 이용하면 동물의 구강상피세포나 혈액 한 방울 안의 DNA 정보를 활용해 저비용·단시간으로 반려견의 개체 식별, 질병 조기예측이 가능하다. '고통이 없는 유전자 검사법'인 것이다.
먼저 기존 개체식별 및 친자감정 방법보다 4일 이상의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또 기존 동물등록제에 활용되고 있는 내장형 마이크로칩이나 외장형 장치보다 염증·분실 등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작아 반려동물 등록제에도 활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반려견의 유전질환 조기진단도 가능하다. 특히 반려견에 많이 발생하는 슬개골탈구, 고관절탈구와 더불어 고콜레스테롤혈증, 비만, 당뇨 등도 조기진단이 가능하다.
최 연구관은 "유전자 마커를 통한 개체식별로 구강상피세포 DNA를 이용한 동물등록이 가능해지면 동물 유기, 학대 등 범죄 예방에도 (기존보다)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또 유전질환 조기진단을 통해 반려동물 헬스케어 시장의 활성화뿐 아니라 경제적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관이 개발한 반려견 유전자 마커는 개체식별 29개, 비만예측 20개로 총 49개다. 국제논문 3편 게재, 산업재산권 등록 8건으로 이미 우수성이 입증됐고, 지난해에는 제55회 발명의 날 기념 발명유공자 포상 국무총리 표창도 받았다.
티엔티리써치라는 회사와 함께 유전자분석키트 서비스를 개발, 올해부터는 사업화에도 본격 나섰다.
최 연구관은 "이 같은 DNA 검사법을 동물등록제와 연동, 반려동물 보험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성을 높여 동물보험제도도 정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후속 연구로는 반려동물의 유전질환 조기예측을 통한 '메디컬 케어' 연관 산업 연구에 기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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