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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서 대체투자는 무리였나? 국민연금 올 투자목표 못 채워

지리적 한계로 투자처 발굴 난항
최근 책임자 2명 나란히 사표

국민의 노후자금 935조원을 굴리는 국민연금이 대체투자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체투자 비중을 2026년까지 15% 안팎으로 늘릴 예정이지만 비중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대체투자는 시장과 직접적인 소통이 중요하다는 측면에서 기금운용본부 전주 이전이 경쟁력을 약화시킨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1월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현재 국민연금의 대체투자 비중은 10.9%로 조사됐다. 이는 올해 말 목표 비중 13.2%를 2.3%포인트 밑도는 수준이다. 연말까지 시간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현재 비중이 지난 연말 10.9%와 같은 것을 고려할 때 확대 가능성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12.4%인 기준비중으로도 목표비중을 1.3%포인트 하회했다. 기준비중이 목표비중 허용범위 내 존재하면 목표비중을 달성한 것으로 간주된다.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대체투자 수익률은 10.12%로 해외주식(22.66%)에 이어 수익률 2위를 내는 자산군이다. 국내주식(8.23%), 해외채권(7.60%) 대비 압도적인 수익률이다. 국민연금은 대체투자 중요성을 염두에 두고 연초 올해 여유자금 123조1000억원 중 15조1000억원을 배분하기도 했다. 7조9000억원이 배분된 주식 대비 거의 2배 수준이다.

문제는 실제 투자를 해야 할 인력들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김현수 부동산투자실장과 김지연 인프라투자실장이 나란히 사표를 제출했다. 사모벤처투자실을 포함해 대체투자를 담당하는 3개 부서 가운데 2곳의 책임자가 동시에 퇴직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서 실장급 퇴사가 있었던 것은 지난해 7월께 수탁자책임실장 퇴사 이후 1년4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부동산투자실 운용금액은 33조원, 인프라투자실의 운용금액은 26조2000억원으로 두 곳의 운용금액은 전체 대체투자 자산의 과반(64.6%)을 넘는다.
기금운용본부가 전주에 있다보니 국내 투자자들은 물론 글로벌 투자자와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지적은 매년 있어 왔다.

한 국민연금 기금운용역 출신은 "대체투자 특성상 시장과 밀접한 소통이 중요하고 딜을 발굴할 수 있는 기회가 중요하다"며 "지리적인 문제가 전체는 아니지만 물리적인 어려움이 늘 있었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미팅 등이 제한되면서 투자처 발굴은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