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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예술 지원, 어떻게 해야 하나" 예술위, 전문가 좌담회 개최

"기초예술 지원, 어떻게 해야 하나" 예술위, 전문가 좌담회 개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기초예술의 범주와 기초예술지원정책의 기준의 변화에 대한 좌담회'. 왼쪽부터 이상욱 작곡가, 강선애 더하우스콘서트 수석매니저, 김대현 아르코공론장 편집위원장, 최진석 수유너머104 연구원, 김희선 국민대학교 교수. /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기초예술이란 무엇인가. 기초예술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의 기준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
한국의 '기초예술' 개념을 재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초예술과 대중문화 등 콘텐츠 산업의 결합 및 예술지원정책설계를 위해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지난 16일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집에서 '기초예술의 범주와 기초예술지원정책의 기준의 변화에 대한 좌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좌담회에는 김대현 아르코공론장 편집위원장을 비롯해 문학평론가인 최진석 수유너머104 연구원, 한국음악연구자인 김희선 국민대 교수, 이상욱 작곡가, 공연기획자인 강선애 더하우스콘서트 수석매니저가 참석했다. 이들은 이날 전통예술을 포함한 기초예술의 개념 의미와 개념 정립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하고 기초예술에 대한 공적지원의 필요성과 분배정의에 대해 토론했다.

최진석 연구원은 "기초예술이라는 개념에 대해 사람들이 잘 모르고 생소해 한다"며 "기초예술의 영역이 모호하기에 기초예술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해도 사회 일반의 대중들에게 호소력있게 다가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 연구원은 "기초예술이 가진 사회적 성격에 대한 개념 규정이 되야 하고 대중들과 함께 논의하면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선애 매니저는 "기초예술은 씨앗이고 대중예술은 그 위에서 나오는 열매"라며 "우리나라 대중예술이 파급력을 갖게되는 근간에 클래식 등 기초예술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기초예술의 개념 정립과 함께 이에 대한 부분이 대중들에게 명확히 인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대현 편집위원장은 "기초예술과 대중예술, 생활문화를 분리하는 기준은 유동적인 상태지만 대중들의 생각 속에서 기초예술의 범주에 속한다고 판단되는 부분이 교차한다"며 "보호, 육성이라는 정책적 필요를 위해 기초예술을 분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정리했다.

이날 좌담회에서는 현재 한국의 예술지원 체제를 기반으로 어떻게 기초예술을 지원해나갈 것인가에 대한 의견 교환도 이뤄졌다. 현재 한국의 예술지원 체제는 기초예술을 중심으로 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 체계와 대중예술을 중심으로 지원하는 한국콘텐츠진흥원, 생활문화에 방점을 두고 다른 예술 분야들을 지원하는 지역문화재단으로 구분돼 있다.

최진석 연구원은 "최근 문학계에서는 웹소설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에 대해 논란이 있다"며 "당사자들은 문학활동을 한다고 하지만 대중의 감수성과 기술이 바뀌면서 이를 어디까지 문학이고 아니라고 가르기 쉽지 않다. 기초예술의 지원에 있어서도 제한범위를 두는 것은 적절한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중의 취향을 무조건 따라가야 되는 것은 아니지만 대중의 취향을 무시하는 것 또한 적절치 않다. 그 과정에서 기초예술의 범주를 고정해 지원하기 보다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선 교수는 "그간 기초 예술로서 국가에서 지원을 한다는 것에는 시장성이 약한 예술가와 예술 장르의 사회적 가치를 인정하고 그것을 계속 사회 안에 통용시켜야 한다는 인식에서 시작됐다. 그 차원에서 공적 자금이 투입됐다"며 "하지만 이제 한편으로는 예술계 안에서의 성찰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회적 가치 예술의 어떤 사회적 합의에 기여에 대한 설득과 합의는 분명히 예술계 내부에서도 성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욱 작곡가는 "기초예술이 가지는 깊이와 사유의 폭이라는 것도 이제는 어떤 면에서는 신화적인 내용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기초예술과 이외의 예술의 위계를 두는 것이 갈수록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 예술위에서 예술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원의 문호를 개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강선애 기획자는 "기초예술과 대중예술의 경계를 구분해 각자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지원해주는 것이 해당 분야 종사자들이 안정적인 예술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며 "확장성보다 고유성을 강화해 예술의 장르를 세분화하고 경계에 있는 장르의 경우 지원 주체를 더욱 명확히 구분해야한다"고 주장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