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급성장한 NFT
지난해보다 170배 성장하며
하루 거래액 4500억 기록도
저작권자 동의없는 발행 늘며
법률문제 등 규제 논쟁 거세
올해 가상자산 시장의 최대 이슈는 대체불가능한토큰(NFT, Non-Fungible Token)의 급부상이다.
특히 메타버스가 급속히 주목받으면서 NFT는 덩달아 급성장했다. 블록체인 기업 뿐 아니라 유명 셀럽, 게임 기업, 대형 IT기업과 구찌, 루이비통 등 명품기업들까지 속속 NFT 시장에 진입하면서 올해 NFT시장은 지난해에 비해 무려 170배나 몸집을 키웠다. 그러나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NFT를 가상자산으로 분류할 것인지, 지적재산권과 상충되는 문제를 법률적으로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등 규제 논쟁에 본격 불을 붙이게 됐다.
■NFT 거래액 1년새 170배 증가
22일 가상자산 데이터 전문업체 넌펀저블닷컴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 19일까지 NFT 총 거래액은 115억3487만달러(약 13조7253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거래액 6752만5643달러(약 795억7221만원) 대비 170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NFT 거래가 가장 많았던 8월 29일에는 하룻동안에만 3억8863만6369억달러(4581억2458만원)다의 NFT가 거래돼, 2020년 전체 거래액의 6배를 넘기기도 했다.
지난 3월 디지털 예술가 비플(Beeple)의 NFT 작품 '매일:첫5000일'(Everdays:The First 5000 Days)이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6934만달러(785억원)에 거래되며 NFT 열풍에 불을 붙였다. 이후 세계 3대 박물관인 러시아 에르미타주가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와 손잡고 레오나르도 다빈치나 빈센트 반고흐, 바실리 칸딘스키 등 내로라하는 유명작가들의 작품을 NFT로 내놓고, 훈민정음 등 국보급 문화재를 기반으로 만든 NFT도 등장했다. 지난해까지 '크립토캣' '크립토펑크' 등 픽셀 아바타 형태의 수집형 NFT가 주를 이루던 것과 비교해 NFT의 영역이 대폭 확장된 셈이다.
올해는 수집형 NFT 카테고리 안에서도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클럽'(BAYC) '슈퍼래어'(SuperRare)' 이더락'(EtherRock) 등 새로운 인기 프로젝트들이 등장했다.
■게임업계 이어 트위터도 NFT 열풍
NFT 열풍에 글로벌 대기업들도 올라탔다. 트위터는 사용자가 보유하고 있는 NFT 컬렉션을 보여주는 탭 기능과 정품 인증 뱃지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다. 트위터는 9월말 해당기능의 데모 버젼을 공개했다. 인스타그램 역시 NFT 시장 진출을 시사했다.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CEO는 "더 많은 사용자가 더 쉽게 NFT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며 "NFT시장은 우리가 활동할 수 있는 흥미로운 장소이자 제작자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결제기업 비자는 지난 9월 15만달러(1억7479만원) 규모의 크립토펑크 NFT를 구입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계속 NFT를 구매한다는 계획이다.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NFT 시장 진출도 계속됐다. 코인베이스는 지난 10월 NFT 마켓플레이스 '코인베이스 NFT'를 시작했다. 보다 사용자 친화적인 NFT 거래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FTX.US와 바이낸스 역시 NFT 거래 플랫폼을 출시한 바 있다. 카카오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는 가상자산 지갑 '클립'을 통해 한정판 NFT를 유통하는 '클립 드롭스' 정식 버전을 최근 출시했다. 네이버 계열사 라인 역시 글로벌 NFT 생태계 구축을 위한 자회사 라인넥스트를 한국과 미국에 각각 설립했다. 루이비통 버버리 등 패션업체들과 나이키 아디다스 등 스포츠웨어 업체들도 NFT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NFT 규제 이슈 점화
급성장에 따른 성장통도 계속되고 있다. 저작권자의 동의 없이 발행되는 NFT가 난립해 분쟁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자신의 작품이 NFT로 거래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전달받은 예술가 데릭 라우프만은 지난 5월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나의 작품을 NFT로 거래하는 것에 대해 누구에게도 허락해준 적이 없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해커와 내부자 거래 역시 새롭게 문제로 떠올랐다. 지난 9월에는 '거리의 예술가'로 불리는 뱅크시(Bansky)의 공식 홈페이지를 해킹한 해커가 뱅크시의 작품 '기후변화 재앙의 위대한 재분배' NFT 사기 판매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9월에는 세계 최대 NFT 거래소 오픈씨(Opensea)의 임원급 인사가 내부 정보를 이용해 거래하다 적발됐다. 홈페이지 첫 화면에 노출되도록 설정된 NFT를 대중에 노출되기 전에 사전 구매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유사한 내부거래가 추가로 더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편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기업 메사리(Messari)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Crypto Theses 2022)를 통해 향후 10년간 NFT 아트 시가총액이 10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 NFT가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적용된다면 회원권과 굿즈의 개념이 결합한 팬 토큰(fan token)의 형태로 사용자들이 NFT를 소유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메사리는 2022년 NFT의 중요한 트렌드로 '매수하는 NFT'가 아닌 '취득하는 NFT'를 꼽았다. 내가 취득한 모든 학력, 경력, 자격증 등을 웹3.0 지갑에 NFT로 담는다면 졸업장 위조 논란 등과 같은 전통적인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bawu@fnnews.com 정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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