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드 선수금 1조5000억 1위
계열사 합병 통해 몸집 키우고
상담 등 전과정 전문인력 배치
장례 토탈케어 시스템도 구축
보람상조는 1위서 5위로 추락
상조업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선수금을 기준으로 부동의 1위였던 보람상조가 5위권으로 밀려나고 프리드라이프가 1위 업체로 등극했다. 보람상조가 업계 1위자리를 내준 것은 4년여만이다.
프리드라이프의 쾌속질주는 오랜기간 계열사 합병을 통해 자본금을 늘리고 본업인 장례 서비스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 효과가 컸다. 초읽기에 들어간 자회사 흡수합병까지 마무리되면 자산규모 등이 더 확대돼 상조업계 1위 굳히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프리드라이프, 상조 1위로 우뚝
6일 상조업계에 따르면 시장 선두였던 보람상조가 주춤하는 사이 프리드라이프가 1위로 올라섰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내상조 찾아줘' 홈페이지에 공개한 상조산업 현황에서 프리드라이프의 총 선수금은 1조4800억원으로 업계 1위이다. 총 자산도 1조원을 넘어섰다. 다음으로 대명스테이션, 교원라이프 등이 뒤를 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몇년 전까지만해도 업체들이 난립하다 보니 뚜렷한 순위가 있는 게 아니었다. 지난해 하반기 공정위가 업체별 선수금 규모를 밝히면서 정리가 됐다"면서 "그전까지는 업체별로 다른 기준을 갖고 서로 순위를 주장해왔는데 보람상조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1위를 유지해왔다는 게 업계의 통설"이라고 설명했다.
프리드라이프는 지난해 초 좋은라이프, 금강문화허브와 3사 합병을 통해 선수금, 자산 총액, 매출 등 모든 면에서 1위에 올라 상조 업계 선두 기업으로 급부상했다. 통합법인 출범 이후에는 '뉴프리드'를 선언하고 고객의 삶과 함께하는 토털 라이프케어 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프리드라이프는 장례 사전 상담부터 장례 이후 행정 지원까지 전 과정을 전문 인력이 지원하는 '장례 토탈케어 시스템'도 구축했다. 최근엔 자회사였던 모던종합상조와 남대전장례식장도 흡수합병해 현재 등기 절차만 남겨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보람상조는 수년간 지속된 적자와 함께 상조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불만까지 더해지며 3위권밖으로 밀려났다. 보람상조그룹의 중추인 보람상조개발은 지난해 하반기 기준 총 선수금 4216억원, 자산 4039억원으로 업계 5위로 떨어졌다. 보람상조개발은 지난 2018년 16억원의 순손실을 시작으로 2020년말까지 적자가 지속됐다. 지난 2019년엔 4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실적악화의 요인으로 소비자들에게 다소 불리한 만기 시 환급금과 중도 해약 방식 등이 꼽힌다. 보람상조 상품의 중도 해약은 직접 방문해야만 처리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선수금 상위 업체들의 해약 방식은 전화 등 비대면으로 가능하다.
또 대부분의 대형 상조회사가 만기 후 100% 환급하고 있지만 보람상조의 만기환급률은 85% 수준이다. 적자 경영 탈피를 위한 수익다각화의 방안으로 결혼정보 중개업과 귀금속 사업 등에 진출했으나 아직 가시적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상조 선수금 7조원 첫 돌파
공정위가 집계한 2021년 9월말 기준 상조서비스의 총 가입자 수는 723만명, 총 선수금 규모는 7조1229억원이다. 2020년 3월 말과 비교하면 업체수는 동일하지만 가입자수는 약 39만명(5.7%), 선수금은 4580억원(6.9%)이 증가하는 등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선수금 규모가 7조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상조 업계는 지난 2019년 1월 시행된 할부거래법에 의해 업체 등록 자본금 요건이 3억원에서 15억원으로 증액되면서 자연스레 구조조정이 진행됐다. 자본금 요건을 채우지 못한 영세 업체들이 폐업했기 때문이다.
상조업계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대형 업체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선수금 100억원 이상인 대형 업체 47개사의 총 선수금은 7조482억원으로 전체 선수금의 99.0%를 차지했다.
선수금만 받고 장례행사를 집행할 능력이 안되는 업체가 퇴출되면서 상조 업계에 대한 소비자 인식도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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