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

‘속옷 외길’ 한영대 BYC 창업주 별세

관련종목▶

향년 100세…내의산업 산증인
국산 메리야스 편직기 개발
속옷 사이즈 규격화 앞장서

‘속옷 외길’ 한영대 BYC 창업주 별세
내의전문업체 BYC 창업주 한영대 회장이 지난 16일 별세했다. 향년 100세.

한 회장은 1923년 전북 정읍에서 5남1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포목점 점원을 시작으로 자전거포, 미싱조립 상점 등을 운영하던 한 회장은 1946년 BYC의 전신인 '한흥메리야스'를 설립해 내의산업에 첫발을 내디뎠다.

당시 남한 인구는 약 2000만명이었지만 국내 연간 내의 생산량은 약 52만장에 불과한 실정이었다. 이에 한 회장은 서둘러 메리야스 내의 생산에 착수했다.

'양말 편직기의 몸통을 키우면 내의도 생산할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에 착안해 5개월의 제작기간을 거쳐 '국산 1호 메리야스 편직기'를 탄생시켰다. 기계에 맞는 바늘이 없어 직접 숫돌에 양말기 바늘을 갈아 끼우는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내의 생산을 위한 강한 의지와 집념, 노력으로 편직기의 성능과 수를 증설했고,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높였다.

6·25전쟁으로 위기를 맞았으나 한 회장은 이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았다. 운영자금으로 다량의 원사를 구입하고, 전북 경제의 중심지인 전주로 사업장을 이전했다. 이후 국내 최초로 아염산소다를 활용한 표백기술을 개발해 백물 내의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백양(白羊)' 상표를 출시했다. 대·중·소로 구별했던 속옷 사이즈를 4단계(85·90·95·100㎝)로 나누는 등 제품 규격화와 표준화에 앞장섰다.

BYC는 빨간색 바탕에 흰색 상표를 넣은 로고와 '세계인은 BYC를 입는다'는 슬로건을 앞세워 성장가도를 달렸다.
전성기에는 세계 78개국에 8000만달러어치의 메리야스를 수출했다.

한 회장은 슬하에 3남1녀를 뒀으며 셋째인 한석범 BYC 회장이 대를 이어 경영을 하고 있다.

빈소는 서울 여의도성모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9일이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