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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화값 급등에 PX 호황 기대… 석화업계 실적 반등할까

美의 中신장 면화 수입금지 영향
국제 면화가격 10년만에 최고치
대체재 합성섬유 수요 확대 예상
PX 스프레드도 큰폭으로 올라

면화값 급등에 PX 호황 기대… 석화업계 실적 반등할까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이 국제 면화 상승세에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면화가 비싸지면서 대체 화학섬유 제품인 폴리에스테르 수요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폴리에스테르는 정유업체들이 생산하는 주력 석유화학 제품인 파라자일렌으로부터 만들어진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제 면화 가격은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뉴욕 ICE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면화 선물 가격은 14일(현지시간) 파운드당 119.82센트에 거래를 마쳤다. 면화 선물 가격은 지난해 9월 급등하기 시작해 같은해 11월부터 하락세를 타는 듯 했으나 연말연시를 맞아 다시 꾸준히 상승세다.

중국은 세계에서 면화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나라 중 하나로 이 중 87%가 신장 지역에서 나온다. 하지만 이 면화는 신장 지역 내 '재교육 수용소'에 구금된 수백만명의 위구르인과 무슬림 소수 민족의 강제 노동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이 수입을 금지한 상태다. 그럼에도 중국 내 수요가 늘면서 인도, 호주 등에서 면화를 계속 수입하는 탓에 면화 선물 가격이 오르고 있다. 보통 면화 가격이 치솟으면 나일론, 폴리에스테르 등 합성섬유에 대한 수요가 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합성섬유는 면화의 대체재 성격을 지닌다"며 "면화 가격이 오르면 면화를 쓰던 의류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폴리에스테르 등 합성섬유를 찾게 되면서 합성섬유 수요가 증가한다"고 말했다.

폴리에스테르 수요 확대는 석유화학 업체들에게 호재다. 업체들이 생산하는 대표 화학 제품인 파라자일렌(PX)으로부터 폴리에스테르를 만들기 때문이다. PX는 폴리에스테르 섬유와 흔히 페트로 불리는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의 기초 원료다. 석유화학 업체들은 PX로 중간 제품인 고순도 테레프탈산(PTA)을 거쳐 폴리에스테르를 생산한다.

PX 제품의 마진율 개념에 해당하는 PX스프레드는 1월 둘째주 톤당 평균 235달러를 기록하며 1달 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PX스프레드 금액이 클수록 석유화학업계가 남기는 이익이 커진다. 이에 따라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국내 PX 제품 연간 생산 가능량은 연간 약 800만~1000만톤에 달한다. △SK(SK인천석유화학, SK종합화학) 290만톤 △한화토탈 200만톤 △에쓰오일 190만톤 △GS칼텍스 135만톤 등이다.

다만 중국 업체들이 PX 설비를 증설해 생산량을 늘릴 수 있고, 합성섬유 세탁 과정에서 배출되는 미세 플라스틱이 환경오염의 원인이 된다는 지적에 따라 패스트 패션 업체들이 예전만큼 합성섬유를 선호하지 않아 과거 만큼의 수요는 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