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150㎞대 강속구 장착 '미래 기대주'
조, 강한 어깨에 장타력·정교함의 '5툴'
진, 140㎞대에 체인지업·커브가 '일품'
이민석(개성고·투수)
조세진(서울고·외야수)
진승현(경북고·투수)
롯데에겐 숨기고 싶은 기록이 둘 있다. 모두 1992년과 관련 있다. 그러니 30년 해묵은 난제다. 롯데는 이 해 우승 이후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가장 긴 기간이다. 우승과 함께 창단 첫 신인왕(염종석)을 배출했다.
지난해 두 번째 신인왕 기운이 무르익는 듯했다. 초반 반짝하던 이의리(KIA)가 부상으로 주춤했다. 반면 경쟁자 최준용(롯데)은 전반기보다 후반기 더 좋아졌다. 전반기엔 2승1패7홀드 평균자책점 4.42. 후반기엔 2승1패1세이브13홀드 평균자책점 1.86.
그러나 프로야구 기자단은 이의리를 손을 들어주었다. 이의리는 4승5패 평균자책점 3.61을 기록했다. 롯데의 30년 꿈은 그렇게 날아갔다.
올 시즌엔 어떨까. 롯데는 신인 드래프트서 이민석(개성고·투수·1차지명), 조세진(서울고·외야수·2차 1라운드), 진승현(경북고·투수·2차 2라운드)을 상위 지명했다.
지난 한 해 현장에서 지켜본 이들의 활약은 꽤 인상적이었다. 이들 가운데 순번은 가장 뒤지만 '제8회 전국명문고야구열전' 최동원상 수상자인 진승현이 특히 눈길을 끈다. 이 대회 최동원상은 최고 투수에게 주어진다.
2018년 프로야구 신인왕 강백호(KT)는 '제4회 전국명문고야구열전' 최동원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강백호는 서울고 시절 투수 겸 포수로 활약했다. 투수로 최고 구속 150㎞의 빠른 공을 구사했다.
진승현은 지난해 이 대회서 결승전 포함 9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다. 사실상의 결승전으로 불린 서울고와의 준결승전서 세번째 투수로 나와 3⅓이닝을 1피안타 2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조세진, 이재현(삼성 1차지명) 등이 버틴 서울고 타선은 고교야구 정상권이었다.
전주고와의 결승전서도 마지막 타자를 상대하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는데 상황이나 경기의 비중이 주는 중압감에도 불구하고 흔들림 없는 투구를 보였다. 140㎞ 중반의 빠른 공에 체인지업, 커브를 곧잘 던진다. 경북고 선배 원태인(삼성)을 떠올리게 하는 레퍼토리다. 진승현은 KIA 진갑용 수석코치의 아들이다.
조세진은 소위 '5툴' 선수다. 잘 던지고 잘 치고 잘 받는다. 1학년 때까지 투수를 했을 만큼 어깨가 좋다. 지난해 5개의 홈런을 쳐낸 장타력과 5할 타율(0.509)을 기록한 정교함을 두루 갖췄다.
지난해 나승엽을 뽑은 롯데가 2차 1라운드서 선택할 만큼 뛰어난 자질을 지녔다. 우투좌타의 나승엽과 달리 우투우타. 롯데는 물론 정교한 우타자를 기다려온 한국 야구의 새 희망 가운데 한 명이다.
1차 지명 이민석을 맨 나중에 소개하는 이유는 즉시 전력보다 미래 기대주이기 때문이다. 위의 두 동기들에 비해 안정감은 덜하지만 폭발성은 훨씬 돋보인다. 150㎞ 강속구를 장착한 우완 정통파여서 언젠가 롯데 마운드의 중심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당장 내년이라면 신인왕을 노려볼 만하다.
롯데는 SSG와 함께 역대 단 한 명의 신인왕밖에 배출하지 못했다.
SSG의 전신인 SK는 2000년 쌍방울 선수들을 흡수해 창단했다. 쌍방울은 1991년 조규제를 신인왕으로 만들었다. 롯데만 1인 신인왕 구단으로 남아 있다.
texan509@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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