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감각 연구소/찰스 스펜스/ 어크로스
우리를 둘러싼 자극에 대한 반응은 결국 진화의 산물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찌푸린 표정보다는 미소를 선호하도록 진화했다. 광고 속에 등장하는 아날로그 시계는 거의 항상 10시10분을 가리키고 있는데, 그 이유는 시계가 10시10분을 가리키면 마치 사람이 미소 짓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시계의 품질과는 아무 관련이 없지만, 실험적 증거에 따르면 사람들은 분명 10시10분을 가리키는 시계를 더 선호한다. 이 같은 진화적 트리거는 미묘하거나 때론 노골적으로 고객들이 지갑을 열게끔 유도한다.
옥스퍼드대 통합감각연구소 소장이자 심리학자인 저자는 존슨앤존슨부터 유니레버, 듀럭스와 같은 세계적 기업들과 인간의 감각에 관한 다양한 협업 연구를 진행해왔고, '씹을 때 듣기 좋은 소리가 나는 과자가 더 맛있다고 믿게 된다'는 논문으로 이그노벨상(기발한 발명상)을 받았다.
다방면에 호기심이 많은 저자는 학문적으로 가치 있는 연구뿐 아니라, 어떤 이유로 중단할 수밖에 없었거나 아직 미지의 영역인 연구 주제에 대해서도 애정을 갖고 유쾌하게 소개한다.
저자가 안내하는 새로운 감각의 세계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의 일상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모든 경험에서 감각이 어떤 힘을 발휘하는지, 그리고 우리가 그 힘을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지 깨닫게 된다. 감각이 어떻게 우리의 생각과 기분을 뒤바꿔 놓을 수 있는지 궁금한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