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

인천·구리·춘천 "GTX-B 추가역 만들라"… 주민갈등 점화

기본계획 고시 앞두고 갈등 고조
구리시 ‘갈매역 정차’ 강력 요구
남양주시 별내역 인근 주민들
"급행 아닌 완행열차" 우려 목소리

인천·구리·춘천 "GTX-B 추가역 만들라"… 주민갈등 점화
인천 송도와 남양주 마석을 잇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B노선의 기본계획이 이르면 이달 확정고시되는 가운데 인천, 구리, 춘천지역에서 '추가역 신설'을 두고 주민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경기도 구리시와 시의회, 주민들이 갈매역 신설을 강력히 요구하며 인근 남양주 별내 주민들과 날선 대립이 벌어지고 있다. 더욱이, 대선을 앞두고 유력 후보들의 공약에 이들 역 신설이 거론되는 가운데, 기존 발표된 역 주민들은 '완행열차'가 우려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인천·구리·춘천, 추가 역 신설 요구

6일 철도업계와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GTX-B노선은 크게 재정구간과 민자구간으로 나뉘는데 재정구간의 기본계획이 이르면 이달 중 나올 예정이다. 지난달 말 한국개발연구원(KDI) 적정성 검토가 끝나 기획재정부의 총사업비 심의만을 남겨두고 있다.

재정구간의 기본계획이 고시되면 민자구간 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민자구간은 별도의 기본계획 고시 없이 시설사업 기본계획(RFP)를 고시하게 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민자구간의 시설사업기본계획 고시는기재부 일정상 2월은 힘들고, 이르면 3월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GTX-B노선은 송도~인천시청~부평~당아래~신도림~여의도~용산~서울역~청량리~망우~별내~(왕숙)~평내호평~마석을 연결한다. 이 중 재정구간은 용산~망우 구간, 민자구간은 송도~용산과 망우~마석 구간이다.

기본계획 고시가 임박하면서 지자체별로 역을 신설해달라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인천시는 '주안역 신설', 구리시는 '갈매역 신설', 춘천시는 '춘천역 연장'을 각각 요구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으로 뛰고 있는 지자체는 구리시다. 안승남 구리시장은 갈매역 유치를 최대 역점사업으로 꼽았고, 구리시의회는 김형수 의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국토부를 방문해 갈매역 정차를 강력히 요청했다.

주민들의 높은 열망에 유력 대선 후보들은 갈매역 정차를 공약에 반영하기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GTX-B가 갈매역에 정차하도록 추진한다고 공약했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도 갈매역 정차 적극 추진을 약속했다.

■비강남 노선에 완행열차 논란 걸림돌

문제는 GTX-B노선이 A·B·C노선 중 유일하게 서울 강남을 통과하지 못해 사업성이 낮다는 점이다.

정부는 민자사업자가 추가 신설되는 정차역을 3곳 까지 제안할 수 있도록 했지만 사업성에 발목이 잡힐 수 있는 것이다. 앞서 GTX-C노선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건설 컨소시엄도 신설이 가능한 3개 역 중 인덕원역과 왕십리역 2곳의 신설만 제안한 바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갈매는 망우역과 별내 사이에 위치해 민자구간에 속해 있어, 오는 6~7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전에 민자사업자들로부터 추가역 신설 제안을 받는다"며 "표정속도 저하(역 정차시간을 포함한 평균 운행속도)와 수요, 운행 시간 등을 고려해야겠지만, 민간사업자가 제안한다면 아무래도 정차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가 역 신설에 따른 효용성 논란도 걸림돌이다.
남양주시의 한 주민은 "별내역과 고작 1.4㎞ 떨어진 곳에 갈매역이 신설되면 급행철도가 아니라 완행열차가 될 것"이라며 "일부에서는 소음 문제로 어차피 천천히 가야하는 구간이라 역 신설에 문제가 없다는데, 그럴바엔 GTX-B노선 대신 경춘선 배차를 크게 늘리는 게 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GTX-B노선 재정구간은 총사업비 심의가 이달 결정되면 연내 착공도 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민자구간은 우선협상대상자가 6월에 선정돼도 협상 과정에 최소 6개월이 소요돼 연내 착공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