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폭력 폭로 파문 펑솨이와 바흐 IOC 위원장 만남, 위구르족 성화 봉송 최종 주자 등으로 논란 촉발시킨다는 지적 제기
- 코로나19 기원 조사를 놓고는 WHO가 협조 요청
2017년 5월30일 프랑스 오픈 대회 1라운드 경기에서 루마니아의 소라나 시르스테이와 경기를 하는 중국의 펑솨이). /사진=AP뉴시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이 개막과 동시에 신장위구르 등 인권과 코로나19 기원설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성폭력 폭로 파문이 일고 있는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만남을 주선하고 위구르족 선수를 성화 봉송 최종 주자로 내세우는 중국 정부의 대응이 오히려 논란을 확대시킨다는 분석도 나온다.
7일 외신에 따르면 IOC 마크 애덤스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갖고 바흐 위원장과 펑솨이가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펑솨이가 성폭력 사건에 대한 조사를 원하면 지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펑솨이는 지난해 11월 소셜미디어(SNS)에 장가오리 전 중국 국무원 부총리에게 성폭행 당했다는 글을 올린 뒤 자취를 감췄다. 논란이 확산된 이후 중국 매체에 등장해 기존 폭로를 철회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국제 사회는 여전히 그의 안전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스포츠의 정치화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펑솨이 역시 이날 프랑스 매체와 인터뷰를 갖고 자신의 실종설을 부인하면서 “어느 누가 나를 어떤 식으로든 성폭행했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세계여자프로테니스(WTA)가 강경한 태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논란은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WTA투어 스티브 사이먼 대표는 폭로 이후 입장이 돌변한 펑솨이에 대해 “펑솨이의 안전과 자유 우려를 지울 수 없다”고 의심하고 있다. WTA는 펑솨이의 의혹을 해소할 때까지 중국에서 열리는 투어 대회 개최를 전면 보류한 상태다.
중국 정부가 위구르족 선수를 성화 봉송 마지막 주자로 선택한 것을 놓고는 “국제 사회의 관심을 돌리려는 것”이라며 미국이 불편한 심경을 숨기지 않는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같은 날 방송에 출연, “신장 위구르인들이 고문을 당하고 있으며 이들이 중국의 인권 탄압의 피해자라는 실제 문제에서 시선을 돌리게 하려는 중국의 시도”라며 “성화 봉송을 본 청중들이 실제 신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개막식 성화 봉송의 마무리는 스키 크로스컨트리 선수인 디니거 이라무장(21·여)이 맡았다. 그는 신장위구르자치구 아러타이시 출신이다. 하지만 크로스컨트리 종목에서 실력이 뛰어나거나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기 때문에 중국 정부의 속내는 '상장위구르'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것이다.
신장위구르 인권 문제는 중국·대만 관계와 함께 미국 등 서방 국가의 대중국 압박의 핵심이다. 미국 등의 외교적 보이콧 명분도 신장 인권 문제였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 자리에서 올림픽 개최를 축하하면서도 신장지역을 포함해 인권 문제에 대한 협조를 요구했다.
그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와 중국 당국 간 접촉을 통해 (미첼 바첼레트) 인권최고대표가 신장을 포함해 중국의 실질적 방문을 허락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뜻을 나타냈다”고 유엔은 밝혔다.
스키점프 노멀힐 경기에 출전 터키 선수는 위구르족 분리독립 세력인 동(東)투르키스탄 깃발을 연상케 하는 ‘푸른색 바탕에 흰색 초승달과 별 문양’ 스키를 사용하기도 했다. 터키에는 5만 명 이상의 위구르족이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중앙아시아 이외 지역 중 최대 규모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라커창 중국 총리와 회담을 갖고 코로나19 기원 조사 협력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주요 외신은 보도했다. WHO 지난해 코로나19 기원지로 지목된 중국 우한에 국제 전문가팀을 파견했지만 자료 공유 등에 문제가 있었다며 2단계 조사 협조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중국은 "정치화에 반대하며 추가 조사는 다른 곳(미국)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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