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미국을 방문한 정몽준 아산정책연구원 명예이사장(오른쪽)이 뉴욕에서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 미중관계와 북한 핵문제 해결전망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아산정책연구원 제공
아산정책연구원은 정몽준 명예이사장이 국제정치학계의 석학 헨리 키신저 박사를 기념하는 기금을 기탁했다고 9일 밝혔다. 기금은 미국 워싱턴, D.C. CSIS에 50만달러, 존스 홉킨스 대학 국제정치대학원(SAIS) 헨리 키신저 센터에 50만달러로 총 100만달러다.
키신저 박사는 현실주의를 대표하는 대표적인 국제정치학자로 닉슨 행정부에서 대통령 안보보좌관, 포드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직을 역임했다. 키신저 박사의 대표적인 업적은 냉전시대의 원활한 관리와 미중 관계 개선을 통한 냉전의 조기 종식이라고 할 수 있다. 키신저 박사는 1960년대 말 시작된 ‘데탕트’의 설계자였고, 그 분위기가 1970년대에도 이어질 수 있도록 미국 외교를 이끌어 나갔다.
하버드 대학원의 학생이었던 키신저 박사는 6.25 전쟁 중 1950년 한국을 방문해 전쟁발발 과정을 분석하고 윌리엄 엘리엇 대통령 정치고문과 폴 니츠 국무부 정책국장에게 '미국의 전략'이라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는 향후 공산주의 세력을 대응하는데 기초가 됐다.
2010년 아산정책연구원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했을 때 정 명예이사장과 키신저 박사는 장시간에 걸쳐 대담을 나눴는데, 대담 내용은 정 명예이사장의 저서 '세상을 움직이는 리더와의 소통'에 담겨 있다.
2015년 7월 키신저 박사는 정 명예이사장을 뉴욕 자택으로 초청해 만찬을 했는데, 이 자리에는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회장,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캐런 하우스 전 월스트리트저널 편집인이 참석했다.
1923년생인 키신저 박사는 우리 나이로는 100세가 되었지만 학자로서의 열정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 키신저 박사는 인공지능의 미래에 대해 우려한다. 인공지능을 관리할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역사나 철학에 의존하지 않고 결과만을 중요시하는 인공지능은 인간보다 훨씬 큰 실수를 더 빨리 저지를 수도 있고 인간의 지성이 쌓아온 문명의 역사를 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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