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베이징]
"런쯔웨이 실격에 황대헌이 금"
"中선수 탈락으로 경기가 깨끗"
스피드 스케이팅 차민규가 12일 오후 중국 베이징 메달 플라자에서 열린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500m 메달 세리머니에서 시상대를 오르기 전 바닥을 닦고 있다. /사진=뉴시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쇼트트랙 편파 판정 논란 이후 양국 정부가 일부 분위기 쇄신에 나섰지만 네티즌들은 상호 비방하는 등 반중·반한 감정은 지속되고 있다. 한국의 메달 소식을 놓고는 중국 선수가 없었다는 점에선 의견이 같았다. 그러나 한국은 중국의 편파판정을 피했기 때문이라고 봤고, 중국은 1등 중국 선수가 없는 덕을 봤다고 평가했다.
13일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와 위챗 등을 보면 쇼트트랙 남자 1500m 금메달리스트 황대헌의 금메달 획득에 중국 네티즌들은 자국 선수들이 결승전에 뛰지 않아서라고 평가했다.
결승전은 중국 선수가 한 명도 오르지 못한 채 치러졌다. 결승전엔 무려 10명이 출전했지만 실격이나 반칙판정 없는 경기가 펼쳐졌다. 편파판정 논란을 일으키며 1000m에서 금메달을 가져갔던 중국의 런쯔웨이는 준결승에서 카자흐스탄 선수를 손으로 미는 블로킹을 했다가 실격 판정을 받았다.
이를 두고 중국 네티즌들은 자국 선수가 결승전에 뛰지 않아 한국 선수가 두각을 나타낸 것이라고 진단했다. 런쯔웨이가 실격을 당하지 않았다면 '3관왕'이 됐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반칙왕'으로 알려진 중국의 전 쇼트트랙 선수 왕멍은 여기에 기름을 부었다. 그는 당시 "가혹한 심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한국 네티즌들은 중국 선수들의 탈락으로 경기가 깨끗했다고 평가했다. 7일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황대헌과 이준서가 이해할 수 없는 판정으로 탈락한 것을 두고 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경기에선 중국 선수가 금·은메달을 가져갔다.
네티즌들은 스타들의 SNS에 이어 한국 선수의 메달 언론보도 댓글에서도 서로 비방전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 네티즌들이 구토하는 이모티콘 등을 올리면 한국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와 곤충 이모티콘으로 반격하는 식이다.
지난 12일 베이징 국립 스피트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500m 메달 수여식에서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시상대를 손으로 쓰는 듯한 행동을 한 은메달리스트 차민규를 놓고도 중국 네티즌들은 비난을 이어갔다. 4년 전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계주 5000m에서 동메달을 딴 캐나다 선수들이 타 종목 동료 선수들을 위한 판정 항의 때 동작과 비슷하다는 것.
왕멍은 이와 관련 "스피드스케이팅은 (두 선수가) 전혀 맞닿을 수 없는 경기"라며 "그것이 우리와 무슨 상관이냐"고 지적했다.
왕멍의 발언은 이날 중국 최대 포털 주요뉴스 6위에 올랐다. 차민규의 시상식 장면은 웨이보 핫이슈 1위에 오르면서 조회 수가 2억회에 육박하기도 했다. 이 경기에서 중국의 가오팅위가 금메달을 땄지만, 차민규와 다른 조에서 뛰었고 쇼트트랙에서와 같은 판정 시비가 불거지지는 않았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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