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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 연극인 한 자리에… '늘푸른 연극제' 17일 개막

레전드 연극인 한 자리에… '늘푸른 연극제' 17일 개막
제6회 늘푸른연극제 포스터
대한민국 연극계 거장들의 업적을 기리는 '늘푸른연극제'가 오는 17일부터 27일까지 서울 대학로와 충무로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로 6회를 맞이한 늘푸른연극제는 코로나19로 얼어붙은 공연계에 따스한 봄기운을 불어넣고자 부제를 '그래도, 봄'으로 정했다.

이번 연극제에는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연극계 거장 정욱, 손숙, 유진규, 기주봉 배우를 비롯해 실험연극의 대가 방태수, 충북 최초의 극단인 시민극장의 원로 예술인들이 참여한다.

이번 연극제에는 '물리학자들', '몽땅 털어놉시다', '건널목 삽화', '메리 크리스마스, 엄마!' 등 4편의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포문을 여는 작품은 극단 춘추의 '물리학자들'로 17일부터 20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된다. 스위스 극작가 프리드리히 뒤렌마트의 희곡 '물리학자들'을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냉전시대 속 천재 물리학자와 그에게 정보를 캐내기 위해 잠입한 두 명의 물리학자의 신경전을 그려내며 과학이 발달한 사회 속에서 가치 중립과 사회적 책임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18일부터 20일까지 대학로 JTN아트홀에서 진행되는 '몽땅 털어놉시다'는 50여년의 역사와 전통을 지니며 충북 연극계를 이끌어온 극단 시민극장이 얼마 전 별세한 장남수 연출을 기리기 위해 제작한 추모 공연이다. 배우이자 연출가로 활약 중인 주호성이 연출을 맡았고, 고 장남수 연출의 아들 장경남이 제작감독으로 나섰다. 아들 봉구와 아버지 영팔이 떠난 여행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으로 인해 다양한 인간들의 군상과 진실을 만나볼 수 있는 이 작품에는 윤문식, 양재성, 안병경, 정종준, 최일훈 등이 무대에 오른다.

마임과 사이코드라마를 한국에 소개하고 최초로 극단 전용 소극장을 만들어 큰 화제를 불러모은 방태수 연출은 유진규, 기주봉 배우를 앞세워 23일부터 27일까지 대학로 씨어터 쿰에서 연극 '건널목 삽화'를 올린다.
기차 건널목에서 두 사내가 털어놓는 그늘진 과거 이야기를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이 작품은 1972년 단막극을 지난해 장막으로 각색했다.

독일의 해롤드 뮐러의 작품 '고요한 밤'을 원작으로 한 '메리 크리스마스, 엄마!'는 한국 연극계의 정상에 우뚝 선 배우 손숙이 출연한다. 24일부터 27일까지 JTN아트홀 무대에 올릴 예정인 이 작품은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기대에 부푼 어머니와 다른 목적을 지닌 채로 방문한 아들의 만남을 통해 인간의 연민과 무관심, 자비와 잔인함, 이기심과 사랑의 본질적 가치에 대한 물음을 던지며 현대사회 속 소외되는 계층에 대해 성찰하게 한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