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 3회전 반 트리플 악셀 도전
발리예바 다음 순서는 다소 부담
김예림, 개인 최고점 경신 자신감
첫 출전 올림픽 '톱5' 진입 기대
'김연아 키즈' 유영(위사진)과 김예림이 15일 오후 열리는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여자 피겨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한다. 김연아의 여왕 등극을 지켜보며 꿈을 키운 이들의 목표는 상위 5위 이내 드는 것이다. 사진=뉴시스
최고의 얼음 공주를 찾아라. 빙판 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작을 펼치는 여자 피겨 여왕이 가려진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여자 피겨 쇼트프로그램이 15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펼쳐진다. 한국의 두 여고생 유망주 유영(18)과 김예림(19·이상 수리고)도 출전한다.
일찌감치 여왕 등극을 선언한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단체전에 이어 2관왕을 노린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14일 오후 금지약물 복용으로 논란을 일으킨 발리예바의 쇼트프로그램 출전을 허용했다.
여자 피겨는 2010 밴쿠버올림픽에서 김연아가 금메달을 따낸 후 최고 인기 종목으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김연아 이후 대를 잇는 얼음 공주를 찾아내지 못해 애를 태워왔다. 2010 밴쿠버올림픽 금메달, 2014 소치올림픽 은메달까지 김연아가 고군분투했으나 이후 메달 소식은 감감하다.
최다빈(22)이 홈무대인 평창에서 선전했지만 7위에 그쳤다. 한때 세계정상을 정복했으나 여자 피겨의 벽은 다시 높아졌다. 유영과 김예림은 이른바 '김연아 키즈'다. 김연아의 여왕 등극을 지켜보며 피겨의 꿈을 키워왔다.
유영은 15일 마지막 조 3번째로 얼음판 위에 선다. 유영의 앞에는 이번 대회 최고 스타 발리예바가 먼저 연기를 펼친다. 그만큼 마음의 부담이 크다. 여자 선수에겐 최고 난이도인 3회전 반 점프를 잇달아 펼쳐 보일 발리예바 다음에 나오면 그만큼 불리하다.
유영의 뒤에도 엘렉산드라 트루소바, 안나 셰르바코바 등 러시아 선수들이 연이어 출전한다. 세계 최강 선수들에게 포위당한 셈이다. 그렇다고 기죽을 유영이 아니다. 유영은 쇼트프로그램서 남자 선수들도 성공을 장담 못하는 트리플 악셀(3회전 반)을 한 차례 시도할 예정이다. 17일 프리스케이팅에선 두 차례로 횟수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유영은 최다빈의 평창을 뛰어넘어 5위 이내 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무엇보다 트리플 악셀에 성공해야 한다. 첫 점프에서 실패하면 아무래도 다음 연기에 부담을 가지게 된다. 남자 피겨 차준환도 프리스케이팅에서 첫 4회전 점프에서 넘어져 5위에 그쳤다.
현역 한국 여자 선수 가운데 트리플 악셀을 펼칠 수 있는 선수는 유영이 유일하다. 그만큼 어렵다. 대신 성공하면 돌아오는 점수도 높다. 이른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다. 지난 11일 가진 베이징 첫 훈련서는 트리플 악셀을 완벽히 성공시키지 못했다. 잇달아 펼친 3회전 점프는 무난히 수행했다. 후반부 점프인 트리플 플립을 깨끗이 성공시킨 후 장기인 스텝 시퀀스, 풋 콤비네이션 스핀까지 흠잡을 데 없는 연기를 펼쳐 보였다.
김예림은 유영보다 한 조 앞서 빙판에 도전한다. 4조 첫번째로 연기에 돌입할 예정이다. 김예림은 여자 피겨 국가대표 선발전서 유영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스스로의 힘으로 한국 출전권 수를 2장으로 올려놓은 덕을 톡톡히 봤다. 김예림은 지난해 3월 세계피겨선수권대회서 11위를 차지, 10위 이해인(세화여고)과 합작해 한국의 출전권 두 장을 확보했다. 선발전서 2위에 올라 유영에 이어 베이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김예림은 2021-2022시즌 시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서 6위를 차지해 주목을 받았다. 베이징올림픽 직전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열린 2022 4대륙선수권대회서는 프리스케이팅(140.98)과 총점(209.91)에서 각각 자신의 개인 최고점을 경신해 자신감을 높였다. 김예림은 이 대회서 3위에 입상했다.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선 유영과 김예림은 은퇴한 '피겨여왕' 김연아 이후 처음으로 올림픽 톱5에 도전한다.
남자 피겨에선 차준환이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 5위 꿈을 이뤘다.
유영은 베이징행 비행기를 타는 날 아침까지도 경기도 과천 빙상장을 찾아 연습에 몰두한 악바리다. 베이징 얼음판 위의 두 얼음 공주가 '포스트 김연아'를 꿈꾸고 있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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