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서울시 수권소위 통과
잠실역 인근에 호텔 계획 대신
100가구 추가 공급으로 변경
여의도·압구정·대치 탄력 받을 듯
서울의 대표적인 재건축단지인 '잠실주공5단지'의 정비계획안이 7년 만에 서울시의 문턱을 넘었다. 이로써 송파권에 최고 50층, 총 6815가구의 매머드급 재건축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특히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주요 재건축단지 중 사업 정상화가 처음으로 가시화되면서 여의도 시범, 압구정 현대, 대치 은마 등도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최고 50층·6815가구 탈바꿈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열린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수권소위원회에서 잠실5단지 재건축정비계획 변경 및 경관심의안이 수정 가결됐다. 도시계획위원회 수권소위원회는 두번의 심의를 거쳐 '공원 내 공원시설의 공공주택 전환, 교육환경평가 결과에 따른 학교용지 면적 증가' 등을 반영했다.
정비계획안은 세대수, 용적률, 층수 등 재건축사업의 밑그림이다. 정비계획안이 통과되면서 사업승인, 건축계획 확정 등 재건축 절차를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잠실5단지는 현재 3930가구에서 6815가구(공공주택 611가구 포함) 대규모 단지로 탈바꿈된다. 잠실역 역세권에 걸쳐 있는 용지는 업무, 상업, 문화 기능 강화를 위해 용도지역을 상향(제3종일반주거→준주거)해 최고 50층 건립이 가능해진다. 서울시 측은 "잠실역 주변이 '서울플랜'상 잠실 광역중심인 만큼 그 위상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조합이 잠실역 부근 복합용지 내에 계획했던 호텔은 코로나 등 사회·경제적 환경 변화에 따라 아파트 약 100가구 추가 공급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송파구 잠실동 일대 35만8077㎡ 규모의 잠실5단지는 1978년에 건립돼 올해로 준공 45년을 맞은 송파구 최대 재건축 단지다. 주민들은 건물 노후화로 인한 불편함을 지속적으로 호소해왔고, 지난 2014년 재건축사업 준비에 착수했다.
그러나 2017년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끝으로 안건 상정조차 되지 못했고, 학교 용지 확보와 관련한 이견으로 교육환경평가 심의가 3년 이상 늘어지는 등 사실상 사업이 중단된 상태였다.
잠실5단지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조합 관계자는 "입주한 지 45년째로 노후화되면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지만, 7년간 사업추진이 지지부진했다"며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결정을 환영하며, 준주거지역과 일반 3종주거지역으로 종상향되면서 최고 50층의 매머드급 단지로 재탄생될 것"이라고 반겼다.
■여의도·압구정도 사업 정상화 단계
서울시는 오 시장 취임 이후 재건축 정상화를 위해 잠실, 여의도, 압구정 등 주요 재건축단지 주민들과 수십차례 간담회를 열어 재건축사업 절차 재개를 준비해왔다.
잠실5단지의 경우 그동안 다섯번의 주민간담회를 통해 주민들의 건의사항을 수렴하고 정비계획안 세부내용을 조정하는 등 사전준비 과정을 거쳤다. 교육환경평가도 6차례 심의 끝에 지난해 8월 교육환경보호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잠실5단지 재건축사업 정비계획은 이번에 수정가결된 내용을 반영해 재공람 공고 후 최종 결정·고시된다. 시는 창의적인 건축디자인 실현을 위해 특별건축구역 지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잠실5단지와 함께 주요 재건축단지로 꼽히는 여의도, 압구정 등도 사업 정상화 단계를 밟고 있다. 여의도와 압구정 아파트지구는 일부 단지에서 신속통합기획을 신청함에 따라 지구단위계획과 정비계획 결정절차를 병행 추진해 단지별 신통기획 완료 시점에 지구단위계획을 결정할 예정이다.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이미 정비계획이 입안된 상태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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