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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콧·편파판정·민족주의… 결국 ‘그들만의 잔치’ [베이징올림픽]

[여기는 베이징]
‘외교적 보이콧’으로 반쪽 출발
편파 판정·숙소 허술 논란에도
민족주의 中네티즌 여론과 맞서
‘자화자찬’하며 내부 결속 효과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이 결국 반쪽짜리 '그들만의 잔치'로 마무리됐다.

중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려던 계획은 편파 판정과 허술한 식사·숙소로 얼룩졌고 세계 화합의 장은 우호적인 국가만 불러모은 '끼리끼리 축제'로 축소됐다.

다만 중국 내부적으로 보면 '성공적'으로 볼 여지도 있다. 민족주의가 선명하게 드러나며 내부 결속의 효과는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이같은 '국내 다지기'는 올가을 시진핑 국가주석 3연임을 위한 필수 요소로 꼽힌다.

20일 올림픽조직위원회와 중국 외교부 등에 따르면 올해 베이징올림픽의 슬로건은 '함께 미래를 향해'다. 통합과 단체의 힘, 세계 단합과 평화·진보를 추구한다는 목표를 담았다.

그러나 '함께'는 개막식 이전부터 사실상 불가능했다. 미국 등 서방국가가 신장위구르지역 인권을 문제삼아 '외교적 보이콧'에 나서면서 중국에 우호적이거나 중국과 등지기를 꺼리는 국가들로만 개막식은 채워졌다.

통상 올림픽은 스포츠뿐만 아니라 개최국의 외교가 절정에 달하지만 주요 7개국(G7) 등 서방국가 정상은 찾아볼 수 없었다.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높은 한국 역시 문재인 대통령 대신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박병석 국회의장이 대신했다.

경제적 효과도 미지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림픽이 저비용 대회가 아니라, 실제로는 당초 계획보다 5배 이상(최소 19조1000억원) 투입됐다고 분석했다.

쇼트트랙을 비롯해 곳곳에선 편파 판정 문제가 불거졌다. 유력 선수가 탈락한 경기에선 중국 선수가 메달을 가져갔다. 개막식에선 한복이 등장했고 신장 지역 선수가 마지막 성화 봉송주자를 맡으며 논란을 키웠다. 식사나 숙소 불편 등을 호소하는 글들도 소셜미디어(SNS)에 자주 등장했다.

하지만 중국의 반응은 강경했다. 정부가 직접 나서지 않는 대신 관영 매체와 극단적 민족주의 네티즌들이 전면에 등장해 여론에 맞섰다. 상대 선수와 스타의 SNS, 언론 기사에 단체로 몰려가 욕설·비판 댓글 테러를 감행했다. 올림픽을 무조건 칭찬하는 가짜 계정 3000여개도 들통이 났다. 한국 쇼트트랙 선수를 '반칙왕'으로 묘사한 영화를 베이징시가 지원해 올림픽 기간에 상영하기도 했다.

반면 베이징올림픽은 그 자체적인 의미도 있지만, 올 10~11월 있을 중국공산당 20차 당대회의 성공 개최를 위한 '계단' 성격도 강하다. 방역성공·경제성장과 더불어 반드시 시 주석의 업적이 돼야 한다는 뜻이다.

이미 중국 매체는 '완벽한 대회'로 포장하고 있다.
내부 결속은 공고화됐으며 중국 선수들은 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친중적인 것으로 알려진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극찬했다고 중궁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날 주장했다.

그러나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루지 2관왕에 오른 독일 나탈리 가이젠베르거 등 여러 선수는 중국 인권 문제를 거론하며 "다시는 중국에 안간다"고 말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jjw@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