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드서울 1층 오이스터바 중앙에 있는 시그니처바.
무드 서울 1층에 위치한 오이스터바 야경.
[파이낸셜뉴스] "어머, 저기 좀 봐. 서울이 이랬어? 너무 멋지다."
노을 빛이 옅어지고 한강변 하늘이 어스름해지자 이곳 저곳에서 카메라 셔터가 터졌다. 식사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마다 모두 인생 사진을 찍기 바쁘다. 그도 그럴 것이 테이블 옆 통유리 밑에는 한강 물이 출렁대며 화려한 도심 야경을 비춰내고 있으니 어느 곳을 찍어도 말 그대로 그냥 인생 사진이다.
지난해 12월 24일 한강 반포지구 세빛둥둥섬에서 문을 연 '무드 서울(Mood Seoul)'에서 매일 펼쳐지는 풍경이다. 세빛둥둥섬은 세계 최초로 물 위에 떠있는 건축물로 서울의 랜드마크다. 무드 서울은 1층 오이스터를 주제로 한 다이닝 바, 2층은 재즈 세션 겟 올 라잇(Get All Right)의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라이브 바, 3층은 4월 개장을 목표로 한창 오픈 준비중인 루프탑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운영중인 1, 2층만 해도 240평 규모의 대형 매장이다. 비교적 테이블을 넓게 배치했음에도 1층에만 80명 정도가 동시에 식사를 즐길 수 있다. 한강 위에 뜬 이색적인 건축물에서 화려한 도심 속 야경을 즐기는 식사는 이미 한참 전부터 입소문을 타 예약은 두 달 이상 꽉 차 있다.
무드 서울 1층 오이스터 바 테이블에 앉아 있으면 "아니, 서울이 이렇게 멋진 곳 이었어?"라는 생각이 든다. 사방이 발밑까지 온통 통유리로 돼 있지만 화려한 야경과 아름다운 밤 하늘을 다 담아내지 못한다. 식사와 와인을 즐기며 테이블 바로 옆에서 넘실대는 한강 물을 바라보는 재미도 있다. 매일 오가며 전철 속이나 버스 안에서 보던 그런 한강이 아니다.
둥그런 건물 내부의 한 가운데에는 시그니처 바가 위치해 있다. 전문 소믈리에와 바텐더들이 상주하며 100여 종의 와인과 칵테일을 추천해준다. 무드 서울이 우리나라 최고의 식재료로만 선보이는 음식은 정말 인상적이다. 통영의 뿔소라만을 사용한 차우더, 세발나물을 곁들인 봉골레 파스타, 고흥 이남기 쌀로 빚어내는 리조또는 눈과 입을 그대로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특히 오이스터는 우리나라 최고로 치는 전남 고흥 굴이다. 우선 그 크기에 놀란다. 족히 여성의 손바닥 만하다. 마치 섬진강 근처 바닷물과 강물이 만나는 곳에서 나는 커다란 벚굴을 마주한 느낌까지 들 정도다. 굴 요리에는 살사 소스와 벤로막 등 위스키도 같이 내준다. 함께 먹으면 독특한 맛을 즐길 수 있지만 굴맛이 워낙 좋아서 그냥 아무런 소스를 가하지 않고 먹는게 더 맛있다.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치는 전남 고흥 산 오이스터와 함께 나오는 벤로막 위스키.
샴페인 팔머 브뤼 리저브.
좋은 샴페인을 올려봤다. 샴페인 팔머 브뤼 리저브(Champagne Paler Brut Reserve)로 섬세한 기포와 바삭한 크리스피함이 아주 잘 어울린다. 굴 자체가 신선해 비린맛이 전혀 없지만 샴페인 팔머 브뤼 리저브는 입안을 깔끔하게 다시 정리해준다. 샤르도네(Chadonnay) 55%, 피노 누아(Pinot Noir) 35%, 피노 뮈니에(Pinot Meunier) 10%로 입안에서 제법 잘게 터지는 섬세한 기포와 감귤류의 시트러스, 서양배 향이 좋으며 마지막에는 살구 향이 뒤따른다. 역시 맛있다.
포데레 레 리피 시엘로 드 율리세.
키조개 관자요리와 뿔소라가 들어간 차우더, 세발나물 봉골레 파스타도 아주 이색적이다. 이번에는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Brunellro di Montalcino)와인을 매치시켰다. 포데레 데 리피(Podere de Ripi)가 만드는 '시엘로 드 율리세 2016(Cielo d'Ulisse 2016)'다. '일리(illy)' 커피 브랜드로 유명한 이탈리아 프란체스코 일리가 소유한 와이너리에서 나오는 와인이다.
잔에서는 BDM 특유의 쿰쿰하고 기분좋은 산도의 향이 올라온다. 입에 넣어보면 역시 BDM의 전형적인 붉은 과일 기반의 맛이 느껴지며 질감은 가볍다. 마치 프랑스 부르고뉴 와인처럼 여리여리하며 한 병을 다 비울때까지도 타닌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2016년은 토스카나에서도 와인의 힘이 좋은 빈티지인데 의외다.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하면 아마도 오래된 빈티지의 부르고뉴 와인으로 착각할 듯 하다.
그러나 채끝 스테이크와 매치시켜도 전혀 밀리지 않는 느낌도 다소 새롭다.
무드 서울 3층에서 한참 개관 준비중인 루프탑도 오는 4월이면 손님을 맞는다. 한강을 바라보며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즐기는 식사는 무드 서울의 품격을 또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무드 서울 2층 겟 올 라잇 바.
kwkim@fnnews.com 김관웅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