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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급식뿐 아니라 나중엔 노인 삶의 질을 개선하는 복지도 하고 싶다"

한국나눔연맹 전국천사무료급식소 MZ세대 이현미 부장


"무료급식뿐 아니라 나중엔 노인 삶의 질을 개선하는 복지도 하고 싶다"
한국나눔연맹 기획팀 이현미 부장

[파이낸셜뉴스]"더 질 좋은 어르신 무료급식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나중에는 저소득 독거 노인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복지서비스도 해보고 싶습니다"
노인 무료급식 봉사단체 한국나눔연맹 기획팀 부장 이현미(36세)씨는 무료급식 및 소외계층 복지 기획 등을 담당하는 사무직 근로자다. MZ세대인 이씨는 사화복지를 전공하고 노인 복지쪽에 관심이 있어 이 단체에 취업을 했다.

무료급식소 현장 활동도 올해로 경력이 7년째다.

봉사 단체로 바쁜 일상에서 어려움이 많지만 보람과 사명감이 더 많아 이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나중엔 복지 전문가가 되는게 꿈이라고 했다.

이 단체는 대구와 서울 영등포 등 전국 20 여곳에 저소득층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직영·위탁 천사무료급식소를 운영하고 있다. 1992년 문을 연 뒤 올해로 30년이 됐다. 현재는 인도네시아에서 고아원 3곳, 무료급식소 1곳도 운영 중이다. 전국 3000여명의 노인들에게 무료 우유 공급 운동도 하고 있다. 집앞에 우유가 며칠 쌓이면 혹시 모를 건강 이상 등을 점검하기 위해 비상연락망으로 전달 받아 집을 방문하는 노인 고독사 방지 운동의 일환이다.

그에겐 보람이 있는 일도 있다고 한다. 그는 "명절이었는데 한번은 남루한 옷을 입은 40대 초반 남성 한 분이 무료급식을 받기 위해 줄을 서고 계시다가 봉투 하나를 놓고 갔는데 봉투엔 돈 얼마와 함께 쪽지 하나가 있었다. 쪽지엔 좋은데 써달라는 내용이 담겼더라"며 "본인도 힘드실텐데 더 힘든 사람 위해 써달라니 감동이었다"고 했다.

그는 신입 직원 시절 대구 급식소 인근 골목길에서 노인이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일이 있었다고 했다. 경찰이 며칠 뒤 찾아와 고인의 소지품에 급식소에서 배부한 물품 등을 거론하며 "어르신이 마지막 길에 따뜻한 점심 한끼를 여기서 드신 것 같다"고 했다. 이씨는 "너무 마음이 아팠고, 누군가는 우리 급식소 식사가 마지막 식사가 될 수 있겠다. 조금 더 잘 대접해 드리겠다는 생각을 늘 한다"고 말했다.

정부지원 없이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비영리 봉사 단체는 요즘 코로나19 확산의 어려움을 피해가지 못하고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전국적으로 후원이 자취를 감춘 데다 꾸준한 정기 후원도 줄고 있어서다. 식자재 물가가 급등하고 비정기적인 자원봉사자 숫자까지 발길이 줄면서 이중고에 허덕이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19는 무료급식소 현장 풍경도 바꿔 놓았다.

이씨는 "급식은 마스크 벗어야 하니 코로나 감염 위험 등을 감안해 식판 대신 주로 급식소 하나당 300여개의 도시락 배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적 복지정책 강화 노력의 필여성 뿐 아니라 일상의 일부 제도들이 비영리단체들의 발목을 잡는 일도 있다고 한다. 이씨는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임차인은 10년까지 영업이 가능하지만 비영리단체는 이같은 보호에선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어려운 재정에도 급식 시설 등을 설치하지만 언제든 나가라면 나가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