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한 달 앞두고 경영복귀 의지
사내이사 2인 중 1명에 본인 추천
박찬구 회장, 주총서 표대결 불가피
국민연금·소액주주 표심 중요해져
지난해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인 박철완 전 금호석화 상무(사진)가 올해 주총에서도 본인의 사내이사 선임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주총을 불과 1개월여 앞두고 금호석화와 박 전 상무간 의결권 확보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2월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박 전 상무가 최근 금호석화에 전달한 주주제안에는 이번에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2명의 후임에 대한 시나리오별 추천 안건이 들어 있다. 구체적으로 △사내이사 1인, 사외이사 1인을 선임하는 경우 △사내이사 1인, 감사위원회 위원인 사외이사 1인 선임 △사외이사 2인 선임 등이다. 당초 박 전 상무측이 신규 사외이사 2명을 추천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내이사도 추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특히 박 전 상무는 사내이사 후보로는 본인을 직접 추천했다.
박 전 상무는 금호석화와 기존 사업과 연관성이 떨어지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금호리조트 인수 등 사업 경쟁력 강화와 거리가 먼 투자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박 전 상무는 최근 선친인 박정구 전 금호그룹 회장의 경영마인드를 계승하겠다며 경영 복귀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박 전 상무는 "현재 범용 위주 포트폴리오로는 화학 업종의 사이클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선진기술을 가진 회사와의 합작이나 인수합병을 통해 차세대 성장엔진 미래먹거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동학개미, 소액주주들의 지지로 회사로 다시 복귀해 경영에 다시 참여해 그런 계획들을 실현해나가고 주주 가치를 높이고 싶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사외이사 후보로 이성용 전 신한DS 대표와 함상문 KDI국제정책대학원 명예교수를 추천했다.
박 전 상무가 또다시 본인의 경영참여를 주총 안건으로 내세우면서 올해도 박찬구 회장과 박 전 상무간 주총 표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 전 상무는 현재 금호석화 주식 8.5%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다. 박철완 가계는 모두 10% 이상을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박찬구 회장 측은 박 회장이 6.69%를 보유한 것을 비롯해 아들인 박준경 전무가 7.17%, 딸인 박주형 전무가 0.98%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전체 지분율에서는 지난해 주총때와 큰 차이는 없다. 이에 따라 이번 주총에서도 7.92%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국민연금과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중요한 잣대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주총에서 표대결을 벌이더라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박 전 상무측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 박 전 상무는 최근 금호석화와 OCI가 지난해 12월에 서로 맞교환한 자기주식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금지해 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기하기도 했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박 전 상무가 낸 주주제안을 현재 검토중"이라며 "법적인 절차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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