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시장 경쟁력 확보 나서
한종희 부회장, MWC서 사업 암시
2018년 기어VR 중단 후 4년만
메타·소니 등 IT 업계 잇달아 진출
‘VR 기업 인수’ 애플도 하반기 출시
지난해 2월 IT 전문 트위터리안인 '워킹캣'이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AR 글라스라고 공개한 이미지. 트위터 '워킹캣' 캡처
삼성전자가 올해 첫 증강현실(AR) 글래스 제품을 출시한다. 메타버스 시대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AR 글래스 제품을 적기에 출시해 시장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올 하반기 스마트글래스를 선보일 예정인 애플과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6일 파이낸셜뉴스 취재 결과 삼성전자 완제품을 담당하는 디바이스 경험(DX) 부문은 최근 사내에서 2022년 전략방향 설명회를 열고 AR 글래스를 사업화한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DX부문 출범 첫 해를 맞아 차세대 기술을 활용한 신사업 발굴과 사업화 과제가 중점적으로 논의됐다"며 "이 중 AR 글래스 사업화가 포함됐다. 연내 첫 AR 글래스를 선보여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2'에서 AR 글래스 시장 진출을 암시했는데 실제 사업부 단계에서도 제품화 추진이 확인된 것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은 지난달 28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2 전시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메타버스 기기가 요즘의 화두"라며 "우리도 플랫폼 기기를 잘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다만 한 부회장은 메타버스 기기가 AR 글래스인지에 대해선 확답하지 않았다. 한 부회장은 이어 "제품간 경험을 통해 소비자에게 가치를 주는 부분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그것이 앞으로 우리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4년 오큘러스 가상현실(VR)과 협력해 스마트폰을 연결해서 사용하는 방식인 VR 헤드셋 '기어 VR'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 제품은 2018년부터 신제품 출시를 중단한 상태다. 당시 스마트폰 삽입형 VR은 화질과 성능면에서 소비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안경처럼 생긴 스마트글라스를 착용하면 눈앞에 보이는 장면을 곧바로 사진으로 담거나 외국어 책을 읽으며 즉시 번역할 수 있고, 목적지를 향한 지도도 나타난다. AR 글래스는 한 부회장의 말처럼 고객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기인 셈이다. 삼성전자 외에도 메타,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관련 제품을 내놨고 애플, 구글, 샤오미, 아마존 등 내로라하는 정보기술(IT) 공룡들이 스마트글래스 제품 개발에 뛰어든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VR 전문기업 '넥스트 VR'을 인수한 애플이 이르면 올 하반기 고글 형태의 스마트글래스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 규모가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글로벌 확장현실(XR)시장은 2019년 78억9000만달러(9조3180억원)에서 2024년 1368억달러(161조5608억원)로 연평균 76.9% 성장할 전망이다. AR글라스의 전세계 출하대수는 같은기간 20만대에서 4110만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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