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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빵 입고 더뎌 욕 먹는 점주들


포켓몬빵 입고 더뎌 욕 먹는 점주들
지난 2월 24일 삼립이 선보인 '돌아온 포켓몬빵' 시리즈/사진 제공=SPC삼립

[파이낸셜뉴스] #. 지난 4일 새벽 3시쯤 서울 광진구 모 편의점 점주 A씨는 걸려온 점포 전화로 다짜고짜 고객의 욕설을 들었다. 포켓몬빵 수량이 항상 점포에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A씨는 제조사의 포켓몬빵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고 설명했으나 "그건 니 사정이지"라는 대답만 돌아왔다.

#. 최근 서울 중구 모 편의점 점주 B씨는 하루에 수십통씩 "포켓몬빵 있냐"는 고객의 문의 전화가 걸려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B씨는 본사에 전화해 "포켓몬빵 수량을 넉넉히 점포에 보내지 않을거면 포켓몬빵을 받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24년 만에 돌아온 '포켓몬빵'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웃지 못할 헤프닝이 벌어지고 있다. 포켓몬빵을 구하지 못한 고객들이 점주들에게 항의 전화를 넘어서 심한 욕설까지 뱉는 등 도를 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주부터 제조사의 포켓몬빵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다. 포켓몬빵이 점포에 입고되면 순식간에 사라지기 때문에 지속적인 공급이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달 24일 출시한 포켓몬빵은 출시 일주일 만인 지난 2일 150만개 판매를 돌파했다. 이는 SPC삼립 베이커리 신제품의 동일 기간 평균 판매량보다 6배 이상 높은 수치이며, 지난해 출시된 여타 캐릭터 빵 제품과 비교해 1주나 앞선 기록이다.

포켓몬빵의 높은 인기에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최근 CU, 세븐일레븐 등 주요 편의점 점포들은 하루에 포켓몬빵 종류당 1~2개씩만 발주가 가능하다.

편의점 현장에서는 포켓몬빵을 구하려고 줄을 서는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점포에 상품이 입고되는 새벽 시간대에 고객들이 찾아와 포켓몬빵을 구하려고 한다는 게 점주들의 설명이다.

C점주는 "새벽에 포켓몬빵을 구하려고 줄을 선 고객들이 빵을 구하지 못하면 현장에서 욕을 하거나 짜증을 내는 경우도 많다"며 "대개 이런 손님들이 낮에 점포에 전화해 상품 입고가 더디다며 욕을 한다"고 하소연했다.

이밖에 스티커를 고르느라 빵을 짓눌러보고 훼손하는 사례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서는 스티커만 갖고 빵 여러 개를 저렴한 가격에 일괄 판매하거나 무료 나눔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업계에서는 포켓몬빵 돌풍의 요인으로 포켓몬 '띠부씰'(뗐다 붙였다 할 수 있는 스티커)이 동봉된 모습까지 그대로 재현돼 당시 학창시절을 보낸 20·30대의 향수를 자극한 점을 꼽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힘겹게 모았던 포켓몬빵의 스티커를 다시 수집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흥행으로 이어진 것"이라며 "당분간 포켓몬빵 수량 공급이 어려워 품귀 현상은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