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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법 시행 2년’ 서울 전셋값 24% 급등… "하반기까지 전세대란 우려" [대선앞 숨죽인 부동산시장]

물량 줄고 ‘전세의 월세화’ 가속
보유세 부담 늘어 월세 14% 증가

임대차3법의 부작용으로 최근 2년간 서울의 전세가격이 23.8% 급등하는 등 전세 대란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보유세의 급격한 인상으로 서울지역 월세 비중도 13.7%까지 높아져 서민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7일 '보유세 인상이 주택임대료 상승에 미친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주택 임대차시장에서 전세가격 급등과 전세물량 감소가 두드러졌다. 2016~2019년 3% 미만의 상승률을 보이며 안정적 흐름을 유지해오던 서울지역 주택 전세가격은 2020년 들어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최근 2년간 23.8% 상승했다.

여기에 월세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는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되면서 서울지역 월세 비중이 같은 기간 13.7% 증가하는 등 주택 임대차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한경연은 최근 임대차시장 불안의 원인으로 주택가격 급등, 임대차3법 시행, 보유세의 급격한 인상을 꼽았다. 한경연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인상으로 인해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이 5% 이상 늘어났다"며 "보유세율의 변수로 볼 수 있는 보유세 관련 뉴스 건수나 증여 중 공동명의 비율을 통한 추가적 분석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한경연은 보유세의 급격한 인상이 임차인에게 전가돼 임대료 부담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특히 보고서에서는 분석 대상을 종부세 관련 변수로 한정했으나 실제로는 공시가격 인상으로 재산세 부담도 크게 늘었기 때문에 보유세 인상에 따른 임대차시장 영향이 실제로는 더 크고 광범위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보유세 인상은 다주택 보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강조하는 동시에 주택보유 수익률을 낮춰 주택수요를 위축시키려는 목적이었지만 결과는 반대로 나왔다"며 "주택가격은 오히려 더 가파른 급등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 결과 주택매매시장에서는 똘똘한 한 채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속에 '영끌·빚투 현상'이 확산되고, 임대차시장에는 '20억 전세시대' 개막과 함께 월세 가속화 등 임대료 부담이 커졌다"고 강조했다.


한경연은 올해도 전세시장의 혼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주택가격 급등에 따른 주택구매 포기 가구 증가가 전세수요 확대로 이어지는 가운데 하반기에는 임대차 3법 시행 2년째를 맞아 계약갱신청구권 행사로 전세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 부연구위원은 "시장 균형을 인위적으로 왜곡하는 수요억제 정책은 그동안 예외 없이 실패했다"면서 "그동안의 정책들이 특정지역의 시장 가격을 폭등시키고 계층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심화시켰다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