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서울고-kt) /사진=뉴스1
전국명문고야구열전은 한국 야구 스타 산실이다. 1회 대회 최원태(서울고-키움), 황대인(경기고-KIA)부터 지난해 심준석(덕수고), 이병헌(서울고-두산), 진승현(경북고-롯데)에 이르기까지 기라성 같은 스타들을 배출해왔다.
경기고와 서울고가 맞붙은 제1회 대회 첫 경기. 7회 서울고가 투수를 교체하자 각 구단 스카우트들이 갑자기 분주해졌다.
서울고 에이스 최원태가 마운드에 올라왔다. 고교 투수면서 시속 140㎞ 후반의 빠른 공을 자랑하고 있었다. 상대 타자는 경기고 4번 황대인. 강펀치들끼리 맞붙었다. 결과는 최원태의 승리. 공 4개를 던져 황대인을 삼진 처리했다. 최원태는 키움에 1차 지명돼 계약금 3억5000만을 받았다. 황대인은 2차 1라운드 전체 2번으로 KIA에 입단했다.
원태인(경북고-삼성) /사진=뉴스1
2회 대회는 최충연(경북고-삼성)과 최지광(부산고-삼성)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공교롭게도 둘 다 삼성에 스카우트됐다. 190㎝ 장신에서 뿜어나오는 호쾌한 강속구를 구사한 최충연은 이 대회서 연고 구단 삼성의 마음을 빼앗았다.
당초 삼성은 박세진(경북고-KT)을 1차 지명하려 했으나 갑자기 돌아섰다. 삼성은 2차 1라운드에선 망설임 없이 최지광을 찍었다. 최충연과 최지광은 이후 삼성 마운드의 핵심으로 성장했다.
이의리(광주일고-KIA) /사진=뉴스1
3회 대회는 경남고 투·타자들이 두드러졌다. 이승호(키움), 손주영(LG) 등 투수들과 1,2학년이면서 될 성부른 떡잎으로 떠오른 노시환(한화)과 한동희(롯데)가 스타로 우뚝 섰다. 경남고는 결승서 경북고를 누르고 첫 우승을 차지했다. 비록 이 대회서 크게 활약을 하지 못했으나 부산고 윤성빈은 롯데에 1차 지명됐다.
4회 대회에는 한꺼번에 대형 스타들이 쏟아졌다. 강백호(서울고-KT), 이재원(서울고-LG), 박신지(경기고-두산), 배지환(경북고-피츠버그 파이어리츠), 한동희와 노시환도 줄곧 이 대회서 빛을 발했다.
그해(2017년) 전국명문고야구열전은 여러모로 잊히지 않는다. 특히 부산 구덕야구장서 열린 마지막 야구대회여서 더욱 감회가 새롭다. 프로야구 초창기 그곳에서 뛰던 최동원(2011년 작고)의 모습이 자꾸 떠올랐다.
4회 대회서 이재원은 4개의 홈런을 터트렸다. 1975년 김윤환(당시 광주일고)의 3연타석 홈런만큼 기억에 남는 명장면이었다. 3번 강백호, 4번 이재원 라인의 파괴력은 초고교급이었다. 강백호는 포수 겸 마무리 투수로도 활약했다. 한국의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로 불리기 손색없었다.
이재원은 경남고와의 결승서 5-7로 뒤진 4회말 역전 결승 3점 홈런을 뽑아냈다. 강백호는 9회 마운드에 올라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강백호는 이 대회서 최고 구속 150㎞를 기록했고, 3경기 모두 9회에 출격 3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5회 대회엔 투수들이 돋보였다. 빠른 공과 날카로운 변화구, 경기 운영 능력까지 갖춘 경북고 원태인(삼성), 최고 148㎞의 스피드를 자랑하는 서울고 최현일(LA 다저스)이 주목받았다. 사이드암이면서 강속구를 장착한 서준원(경남고-롯데)과 정우영(서울고-LG)의 대결도 눈길을 끌었다.
6회 대회엔 프로야구 1차 지명자 4명을 배출했다. 경남고 최준용은 한승주(부산고-한화)를 제치고 롯데의 콜을 받아냈다. KIA는 광주일고 정해영을 선택했다.
삼성과 한화는 각각 우완정통파이면서 강속구를 던지는 황동재(경북고)와 신지후(북일고)를 낙점했다.
전국명문고야구열전은 이후에도 이의리(광주일고-KIA), 장재영(덕수고-키움) 등 향후 한국 야구를 책임질 대형 선수들을 잇달아 배출했다. 올해 대회에선 과연 어떤 선수가 주목을 받을까. 제9회 전국명문고야구열전은 11일부터 15일까지 부산 기장군 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열린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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