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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캠피싱 영상 삭제해드려요”···전문가 사칭 ‘주의보’

해결 해준다면 접근한 뒤 금품 갈취만
“경찰, 전문가와 상황 공유하는 게 안전”

“몸캠피싱 영상 삭제해드려요”···전문가 사칭 ‘주의보’
사진=라바웨이브 제공
[파이낸셜뉴스] 몸캠피싱(피씽·phishing)을 해결해주겠다며 피해자들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되레 금품을 갈취하는 사기 유형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디지털 성범죄 대응 전문 기업 라바웨이브에 따르면 몸캠피싱 피해 영상 등을 지워주겠다는 식으로 접근해 계좌 입금을 요구하는 사기 행태가 감지되고 있다.

라바웨이브 관계자는 “전문 기술에 대한 설명 없이 무작정 삭제가 가능하다거나 작업 내용에 대한 보고 없이 작업이 완료되었다고 말하는 경우, 혹은 법인 회사의 명칭으로 된 법인 계좌가 아닌 개인 계좌로 입금을 바라는 경우 2차 사기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몸캠피싱은 주로 이성을 가장한 범죄자가 온라인 채팅, SNS 등을 통해 피해자와 친분을 쌓고 음란 화상 채팅을 유도한 후, 해당 영상을 확보, 유포 협박을 통해 갈취하는 범죄다. 2030 남성을 대상으로 한 경우가 많으나,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만남에 대한 거부감이 감소하며 중장년층은 물론 청소년층에까지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특히 해외에 산재하는 범죄 단체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즉각적인 가해자 검거가 어렵다. 이에 따라 피해자들은 자발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피해 상황을 공유하고 정보를 모으는데, 이를 악용해 문제 해결을 빌미로 접근해 금품만 취한 뒤 어떤 조치도 하지 않는 2차 범죄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라바웨이브에 따르면 사칭범들은 주로 인터넷 카페, 커뮤니티를 통해 피해자에게 접근한다.
댓글이나 쪽지 등을 통해 피해자에게 시중 대응 업체들보다 저렴한 가격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오픈 채팅으로 피해자를 유도한다.

김준엽 라바웨이브 대표이사는 “온라인, 채팅 등 모든 채널의 유포를 막는다거나, 가해자가 가지고 있는 몸캠피싱 영상을 삭제해 주겠다는 말로 피해자를 유혹하는 경우가 있다”며 “아무리 협박범일지라도 타인의 자료를 삭제하는 것은 정보통신망법상 불법”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몸캠피싱을 당했을 경우 혼자 해결을 시도하는 것보다 경찰, 업체 등 전문가와 상황을 공유하고 함께 대응하는 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길”이라며 “영상 유포 방지를 위해 사설 업체를 이용할 예정이라면 사업자 등록을 마치고, 연구 개발 부서 운영 등 전문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을 선택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