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시대 산업계 기대와 과제 (1) 탈원전과 기업규제 철폐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수순
"원전 비중 30%"… 수출 활기 전망
전담기구 만들어 정부 규제 재검토
‘여소야대’ 구도에 전면적용 불확실
새로운 윤석열 정부가 탄생하면서 앞으로 산업계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기존 노동계 편향의 문재인 정부와 달리 윤 당선인은 선거기간 내내 친기업을 외쳐왔고, 투자와 경영활동을 가로막는 규제들은 과감하게 풀겠다고 강조해 왔다. 이에 따라 지난 5년간 쏟아졌던 반기업정책들을 제자리로 돌리려는 정책들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할 것으로 기대되는 향후 기업규제 철폐와 새로운 정책들을 시리즈로 짚어보고자 한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문재인정부가 추진한 탈원전과 기업 규제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윤 당선인이 '탈원전 백지화, 원전 최강국 건설'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공사가 중단된 신한울 3·4호기 건설의 즉시 재개 및 오는 2030년 수명이 다하는 고리 2호기 등 원전 10기 수명 연장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에 따라 신한울 3·4호기 건설에 7790억원을 투입한 두산중공업 등 원전 건설 사업자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또 윤 당선인이 새 정부 출범과 함께 80여개의 낡은 규제를 철폐하고 네거티브(금지행위 제외하고 모두 허용) 규제 적용방식 변경 등 규제혁신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소야대' 구도에 따른 야당의 반발에 부딪혀 공약 이행에 한계가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원전 공사 재개·수출 기대감
10일 재계 및 정치권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10대 공약 중 9번째로 '실현가능한 탄소중립과 원전 최강국 건설'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취임 즉시 2017년 6월 문재인 대통령의 신규 원전건설 전면 백지화 발표 이후 5년여간 건설이 중단된 신한울 3·4호기 공사 재개를 지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중공업을 비롯한 원전 건설업체들은 총사업비 8조2600억원 중 7790억원을 투입해 빠른 재개를 촉구해왔다. 산업용 공정열 생산, 대형선박 추진체 등에 활용돼 차세대 원전으로 평가되는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에도 속도가 날 전망이다.
윤 당선인은 지난해 말 경북 울진을 찾아 SMR 실증 및 상용화를 위해 전폭적인 제도적·재정적 지원을 약속했다.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석탄발전소 등 가동률을 점차 낮추는 대신 원전발전 비중은 30%대를 유지하기로 했다. 반면 문재인정부가 드라이브를 건 신재생에너지 육성은 속도조절이 이뤄질 전망이다. 윤 당선인은 대선토론회 등에서 신재생에너지보다 원전 우선순위가 높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윤 당선인이 목표로 한 원전발전 비중을 위해선 신규 원전 건설뿐 아니라 원전 가동률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가동 중인 24기 원전 중 2030년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원전은 10기다. 문재인정부가 설계수명이 다한 원전 폐기를 결정한 것과 달리 윤 당선인은 안정성을 전제로 수명을 연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전 수출산업도 활기를 띨 전망이다. 윤 당선인은 한미 간 원자력 협력관계를 동맹으로 격상해 동구권과 중동 등지에서 신규 원전 10기 이상 수주를 목표로 내세웠다. 이를 통해 원전분야 일자리를 10만개 이상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 추진
윤 당선인은 기업의 손발을 묶은 규제 혁신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은 새 정부 출범 즉시 80여개의 낡은 규제를 철폐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 중견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하며 생기는 규제를 유예 또는 폐지하기로 했다. 규제 적용도 국민 안전과 관련된 것을 제외하고 현행 포지티브(허용하는 것 외 모두 불허) 방식 규제가 네거티브로 바뀔 전망이다. 정부 규제를 최소화해 기업 활력 제고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규제개혁 전담기구를 설치하기로 했다.
해외에서 국내로 복귀하는 기업에 세제 혜택을 주는 '리쇼어링' 정책도 확대된다. 윤 당선인은 국내로 돌아와 2년 안에 사업장을 신설·증설해야 받을 수 있는 혜택을 3년으로 늘릴 계획이다.
다만, 규제완화 과정에서 노동계와 야당의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가시화되기까지 진통도 예상된다. 이명박정부는 '규제 전봇대'를 뿌리 뽑고, 박근혜정부도 규제를 '암덩어리'로 규정짓고 규제완화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네거티브 방식으로 규제를 전면 적용하는 데는 실패했다. 문재인정부는 중대재해처벌법·공정거래법·화학물질관리법 등 규제 법을 쏟아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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