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가스, 석유 등 에너지로부터 자립하고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나서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기지개를 펴고 있다.
러시아 침공으로 원자재 값이 계속 오르며 대체재로서 수혜를 입고 있는 셈이다. 특히 친환경이 '반짝' 테마가 아닌 글로벌 정책 방향으로 설정된 만큼 꾸준한 자금 유입도 기대된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원유 값이 반등을 시작했던 2월 25일부터 지난 11일까지 'KBSTAR 글로벌클린에너지S&P'는 16.3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상품은 미국, 덴마크, 스페인, 한국 등 국가별 신재생에너지 생산기업뿐 아니라 친환경에너지 운송, 저장 등 관련주에 투자한다.
TIGER Fn신재생에너지(7.65%), TIGER 차이나클린에너지SOLACTIVE(5.09%), KODEX K-신재생에너지액티브(3.67%), HANARO Fn친환경에너지(2.04%) 등도 코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SOL 차이나태양광CSI(합성)도 같은 기간 3.12%의 성과를 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상품들도 선방하고 있다. 운용자산(AUM) 55억달러(약 6조8000억원)로 관련 테마 ETF 중 최대 규모인 '아이셰어즈 글로벌 클린에너지(티커 ICLN)'는 2월 25일부터 지난 10일까지 8.17% 수익률을 나타냈다.
인베스코 태양광 에너지(TAN), 인베스코 윈더힐 클린에너지(PBW), 퍼스트 트러스트 나스닥 클린 엣지 그린에너지 인덱스 펀드(QCLN) 등도 이 기간 각각 12.91%, 8.08%, 3.86%의 수익률을 가리켰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신재생에너지 종목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 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단행하면서 원유, 천연가스 가격이 치솟기 시작했고 대안 에너지 탐색이 시작되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군사적 갈등 수위가 높아지며 원자재 가격이 치솟았고 여태 저조했던 친환경 에너지 ETF 반등세도 관찰되고 있다"며 "신-구 에너지 ETF 줄다리기는 최근 몇 년 새 이어졌는데 이번에도 전통에너지 가격 상승이 신재생에너지 수요 확대를 이끄는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단기적으로는 공급망 차질, 지정학적 위기 등으로 친환경 프로젝트 시행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되고, 인플레이션 탓에 관련 기업들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물결이 친환경에너지 섹터 재평가를 견인하고 유럽의 '에너지 자립' 차원에서도 그 필요성이 제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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