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기관 각각 5조 규모로 매도
개인 10조6359억원어치 사들여
금리인상 등 글로벌 악재 불구
매수세 올리며 코스피 적극 방어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나타났던 동학개미운동이 재현되는 분위기다.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등 잇따른 악재에도 개인들이 공격적인 순매수를 보이며 코스피를 방어하고 있는 것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유가증권 시장에서 개인 순매수 규모는 10조6359억원에 달했다. 같은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조5285억원, 5조4391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던진 물량을 개인들이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개인들의 매수규모는 이달 들어 특히 강해지고 있다.
지난 1월 4조3877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한 개인은 2월에는 4703억원으로 줄었지만 3월에는 9거래일만에 5조7778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지난 3일과 10일을 제외하고는 모두 순매수를 기록한 것이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이달 각각 4조8655억원, 1조1134억원어치의 주식을 순수하게 팔았다.
개인들이 매집에 나선 종목은 대형주다. 이달 개인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은 삼성전자로 약 1조85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어 LG에너지솔루션(4974억원), SK하이닉스(4526억원) 등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주에 매수세가 집중됐다. 현대차에 대해서도 357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고 삼성SDI(2958억원), LG화학(2710억원), 삼성전기(2695억원), 두산중공업(2575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 주가가 '6만전자'로 추락하고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고 현대차 주가는 52주 최저가를 기록할 정도로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개인들의 매수세는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개인들의 시총 상위주 매집 현상은 7만원선이 붕괴된 삼성전자의 주가에서 볼 수 있듯 완전한 바닥 구간이라는 판단 하에 이뤄진 투자심리 개선세라고 볼 수 있다"라며 "미국발 금리 인상 및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 대외 악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보다 안전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개인들의 실탄도 충분한 상황이다.
지난 11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62조5009억원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월 말 70조원 규모에 비해서는 줄어든 수준이지만 그래도 60조원 이상은 유지하고 있다. CMA잔고 역시 67조5787억원 규모로 70조원에 근접한 상황이다.
지난 1월을 고점으로 계속 감소하던 주식 시장 거래대금은 3월 들어 미미한 반등세를 보였다. 3월 전반기(1~10일) 주식 시장(코스피·코스닥·ETF)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1조3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 증가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회복세 자체는 미미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거래대금 감소세가 멈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증시 거래대금은 지금이 바닥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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