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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릉골프장서 보호종 ‘맹꽁이’ 나왔다…"제2 서현지구 될라"

8·4대책 핵심 태릉골프장 택지에
삵·원앙 등 6종 서식… 새 변수로
환경평가 설명회서 주민들 "우려"
LH "맹꽁이 등 포획·이동할 계획"

태릉골프장서 보호종 ‘맹꽁이’ 나왔다…"제2 서현지구 될라"
공공주택 6800가구가 조성될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공공주택지구 예정지 전경 뉴스1
8·4공급대책 당시 핵심 신규 택지로 발굴된 서울 태릉골프장 공공주택지구 개발이 조선왕릉 경관 훼손 논란과 교통난에 이어 맹꽁이 등 보호동물 서식지라는 새로운 변수에 부딪혔다.

사업 시행 주체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법정보호종 현황을 담은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다음 달 제출할 계획이라 이 부분이 상반기 지구지정 목표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5일 정부와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LH는 지난 14일 서울 월계동 JW컨벤션웨딩홀에서 태릉골프장 공공주택지구 전략환경영향평가 설명회를 개최했다. 초록태릉을지키는시민들 등 시민단체와 주민 80여명이 참석해 사업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한 주민은 "법정보호종인 맹꽁이, 삵, 하늘다람쥐, 원앙, 황조롱이, 새매 6종이 (태릉골프장 지구내) 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김포장릉 아파트 사태가 또 나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토교통부가 공공주택지구를 지정하기 위해선 환경영향평가법상 전략환경영향평가를 거쳐야 한다. 전략환경영향평가는 도시개발계획 수립 단계에서 계획의 적정성 및 입지 타당성을 검토하는 제도다. 전략환경양형평가 업무메뉴얼은 "법정보호보종 등 서식지 유무와 영향을 확인해 대안(사업규모 축소, 대체서식지 조성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국토부는 2020년 8·4 대책을 통해 태릉골프장에 1만가구 주택공급을 계획했지만 교통대책 등 주민반발에 부딪혀 6800가구로 계획을 축소한 상태다. 여기다 인접한 태릉과 정릉 경관 훼손 여부에 대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영향평가 용역도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LH는 지구지정을 위해 오는 4월 태릉골프장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어 6월 지구지정, 2023년 하반기 지구계획 승인, 2025년 상반기 착공, 2027년 준공을 목표로 잡고 있다. 이 때문에 지구지정을 앞두고 법정보호종 대책 마련이 또다른 변수가 되고 있다.

LH는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삵, 맹꽁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나머지 법정보호종에 대해선 공사 완료 후 재유입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LH 관계자는 "야간 조사시 내부에서 맹꽁이 서식지가 확인된 바 있다"며 "맹꽁이 등이 보전될 수 있도록 최적의 이전시기를 조율하고 적정시기에 포획 및 이동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앞서, 맹꽁이 서식지 때문에 공공주택지구 지정이 취소된 선례도 있다. 지난해 3월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는 성남 서현동 주민들이 국토부를 상대로 낸 성남서현 공공주택지구 취소소송에서 맹꽁이 서식지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가 부실하다는 이유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야생동물 보호라는 공익을 대규모 주택공급이라는 이익에 비해 지나치게 과소평가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법률 전문가들은 태릉골프장 지구 대부분은 국공유지인 만큼 인근 주민들이 행정소송을 진행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지구의 토지 소유주가 주민이 아닌, 국가이기 때문이다. 성승환 법무법인 매헌 변호사는 "행정소송법상 취소소송은 처분등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는 자가 제기할 수 있다"며 "지구 지정된 토지가 주민 소유가 아니기 때문에 원고적격이 없어 소송이 어렵다"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김희수 기자